개인적 경험담이 설득력이 없는 이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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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사
2014-07-02 03:33:38 (12년 전) / READ : 4537
내가 대학생일 때 아주 독실하고 성숙한 친구가 한 명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스코틀랜드 제도로 캠핑을 갔다.
한밤중에 그와 여자 친구는 악마의 목소리를 듣고 텐트에서 일어났다.
사탄이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 목소리는 어느 모로 보나 악마적이었다.
친구는 그 끔찍한 경험을 결코 잊지 못했고, 그것은 그가 사제의 길을 택한 이유가 되었다.
젊은 시절의 내 자아는 그의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나는 우연히 동물학자들에게 그 이야기를 상세히 전하게 되었다.
그중에 경력이 상당한 조류학자가 두 명 있었는데, 그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박장대소했다.
둘은 신이 나서 합창하듯이 소리쳤다.
“맨섬 슴새야!"
그들은 그 새가 악마 같은 새된 울음소리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악마새’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눈으로 신(혹은 천사나 푸른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보았다고 확신하기에 신을 믿는다.
혹은 신이 그들의 머릿속에 말을 걸기도 한다.
이 개인적 경험 논증은 그런 경험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가장 설득력이 없는 논증이며, 심리학에 식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139-140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