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귀
마을에 처음 들어선 건 초봄의 기운이 아직도 산 그림자에 남아 있던 날이었다.
산속 마을은 무덤처럼 조용했고, 사람들의 얼굴은 오래된 사진처럼 빛이 바랬다.
이곳에 머물러 취재를 하겠다 말했을 때, 마을 사람들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들이 나를 본 게 아니라, 내 등 뒤 어딘가를 본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기록을 남기기 위해 왔고,
그들은 잊기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사월 사일이 금요일과 겹치는 날, 말을 하지 마라.
붉은 실을 문고리에 매고, 불은 끄고, 창문은 막아라.
이 마을의 풍습은, 신화도 전설도 아닌
입에서 입으로, 피 위에 피로 새겨진 이야기였다.
나는 웃으며 그걸 물었다.
“진짜 귀신이 나오는 건가요?”
한 노파가 붉은 실 뭉치를 내밀며 말했다.
“진짜가 아니었으면… 이 마을은 벌써 없었지.”
4월 4일, 금요일.
해가 지고 산이 어둡게 내려앉았다.
나는 일부러 실을 달지 않았다.
녹음 장비를 켜두고, 조용한 밤을 기록하려 했다.
내가 마주한 건 적막이 아니었다.
“나야.”
녹음기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내 목소리였다.
정확히 같았다.
하지만 끝이 달랐다.
“나야.”
“나야.”
“나지?”
나는 숨을 멈췄다.
문득, 문고리 아래로 붉은 흙이 깔려 있었던 게 떠올랐다.
나는 분명히 흙 위에 서 있었고,
아까까지만 해도 발자국은 두 개였다.
이제는 셋이었다.
하나는, 내 것보다 작았다.
문이 열렸다.
열쇠는 잠가두지 않았으니 당연했다.
바람도 없었다.
그런데 실이 흔들렸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그건 내 어머니의 목소리였다.
죽은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선명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이 마을에서 배운 게 있었다.
“부르는 쪽이 누군지 확인하려 들지 마라.”
확인하는 순간,
너는 이미 그 자리에 없는 것이다.
아침이 되었다.
사람들이 내 집 앞에 모였다.
붉은 실은 끊어져 있었고,
문 앞 흙 위엔 발자국이 없었다.
내 방엔 녹음기 하나가 켜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음성은 이랬다.
“나야.”
“나야.”
“…나지?”
“응, 맞아.”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느릅나무 가지에서 붉은 실 하나가 뚝, 끊어졌다.
이 마을은 오늘도 조용하다.
누가 사라졌는지 묻는 사람도,
왜 사라졌는지 기억하는 사람도 없다.
사월 사일이 금요일과 겹치면,
이름이 지워지고, 발자국이 사라진다.
그리고, 누군가
당신을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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