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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비오는날의 방문자 [1]

Minerals : 189,742,593 / Level : 원수 원수
2025-06-22 12:41:22 (26일 전) / READ : 80
    비오는 날의 방문자
    "15년 만의 최악의 폭풍우가 오늘 밤 우리 지역을 강타할 예정입니다, 기상청은 모든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한 장소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TV 화면 속 기상 캐스터의 목소리가 '라스트 오더' 바의 침묵을 깨뜨렸다. 나는 리모컨을 집어 볼륨을 낮췄다. 밖에서 빗소리가 점점 거세져오고 있었다.

    내 이름은 에단 밀러, 45세의 바텐더이자 '라스트 오더' 바의 주인이다. 오늘 같은 날은 일찍 닫는 게 좋을 것 같았다. 11시 30분, 이미 한참 전부터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창문 너머로 번개가 번쪅였고, 곧이어 천둥소리가 바 전체를 진동시켰다. 나는 카운터를 닦으며 마감 준비를 시작했다. 이런 날씨에 누가 술을 마시러 오겠는가.

    딸랑ㅡ

    현관문 종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문에 서 있었다. 그가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이상했다.

    밖은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는데, 그의 옷은 전혀 젖어있지 않았다. 검은 모자를 깊이 눌러써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곧 문을 닫으려던 참이었습니다." 내가 말했다.

    "비를 피할 겸 마지막 술 한 잔을 마실 수 있을까요? 이 바의 이름 '라스트 오더' 처럼 말이죠." 그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친숙하게 들렸다.

    "밖은 지옥 같군요."

    나는 망설였다. 뭔가 이 손님에게서 이상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무도 이런 밤에 밖에 있어서는 안 됐다.

    "재미있는 손님이시군요, 마지막 한 잔. 해드리죠. 무엇을 원하시나요?" 내가 물었다.

    "버번, 스트레이트로." 그가 카운터 앞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그의 주문이 나를 놀라게 했다. 그것은 내가 자주 마시던 술이었다.

    나는 병을 집어 그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가 모자 아래로 희미하게 미소지었다.

    "최악의 폭풍이라고 하더군요." 그가 말했다.

    "네, 15년 만의 오는 최악이라고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15년..." 그가 중얼 거렸다. 

    "당신에게 15년 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에단?"

    그가 내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경직되었다. 

    "우리... 만난 적이 있습니까?" 내가 말했다.

    "어떤 의미로는요." 그가 버번을 훌짝이며 대답했다. "15년 전,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나요?"

    나는 그의 질문에 불편함을 느꼈다. 15년 전. 그 해는 내 인생이 바뀐 해였다. 

    그 선택은...

    "모르겠군요." 내가 대답을 회피했다.

    "정말요?" 그가 고개를 들었다. 모자 아래 그의 얼굴은 여전히 가려져 있었다. "15년 전, 당신은 '그녀'를 선택했나요, 아니면 '그'를 선택했나요?"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무엇을 알고 있는 거지?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군요." 내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그가 웃었다. "좋아요. 그럼 제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죠."

    창밖에서 번개가 번쩍였고, 천둥소리가 뛰따랐다.

    "15년 전,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말을 시작했다. "그에게는 제이슨이라는 친구가 있었고, 사라라는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제이슨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그들은 함께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사라는... 그의 인생의 사랑이었죠."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것은 내 이야기였다. 제이슨. 사라. 그리고 나.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가 계속했다. "사라는 제이슨을 사랑하고 있었죠. 그리고 제이슨도 사라를 사랑했습니다. 그들은 비밀 관계였고, 그 남자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밤, 그 남자는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들 만큼 강했지만 아픔은 느껴지지 않았다. 누구도 이 이야기를 알아서는 안 된다.

    "그만하세요." 내가 경고했다.

    그는 내 말을 무시했다. "그 남자는 분노했습니다. 배신감에 휩싸였죠. 그날 밤, 폭풍우가 치는 밤이었습니다. 15년 전 오늘과 같은 밤이었죠."

    "제발 그만해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그 남자는 분노로 판단이 흐려져 있었습니다. 제이슨에게 복수할 것인가, 아니면 사라에게 복수할 것인가. 그는 좌절감과 배신감으로 둘 중 하나를 죽이기로 결심했습니다."

    창밖에서 거대한 번개가 번쩍였다. 섬광이 방 안을 밝혔다. 그 순간, 나는 그의 얼굴을 보았다.

    나였다. 그의 얼굴은 내 얼굴이었다. 하지만 더 초췌하고, 더 어두웠다. 눈 밑의 그림자가 깊었고, 입가에는 내가 본 적 없는 냉소적인 주름이 있었다.

    "당신..." 내가 숨을 헐떡였다.

    "안녕, 에단." 다른 내가 말했다. "놀랐어?"

    나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이건... 이건 불가능해."

    "15년 만의 폭풍우, 에단." 그가 설명했다. "이런 밤에는 경계가 흐려져.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는 거야. 나는 너의 다른 세상이지. 다른 선택을 한 너."

    나는 공포와 혼란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내가... 미친 건가?"

    "미친 게 아니야." 그가 버번을 마저 마셨다. "우리는 15년 전 같은 상황에 처했지만, 다른 선택을 했어. 내 세계에서, 나는 사라를 죽였어. 그녀가 날 배신했으니까. 하지만 너는... 제이슨을 선택했지?"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침묵이 대답이었다.

    "그래, 제이슨." 다른 내가 웃었다. "네가 그를 죽였다는 건 알아. 그의 시체는 어디 있지? 이 바 밑에? 아니면 다른 곳?"

    "그만해!" 내가 소리쳤다. "난 그를 죽이려던 게 아니었어. 우린 싸웠고... 그는 넘어져서..."

    "머리를 부딪쳤지." 다른 내가 문장을 완성했다. "그리고 넌 그를 바 뒤에 묻었어. 그러고는 사라에게 그가 도시를 떠났다고 말했고."

    나는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사라는 어떻게 됐지?" 다른 내가 물었다.

    "그녀는... 충격으로 인해 도시를 떠났어." 내가 중얼거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모든게 실감이 나더군, 나는 그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는 걸."

    "내 세계에서는 달라." 다른 내가 말했다. 

    "내가 사라를 죽인 후, 제이슨은 범인을 찾으려 했어. 그는 의심했지. 그래서 나는 그를 내 바의 동업자로 만들었어. 친구로서, 슬픔을 함께 나누는 척하면서."

    "그래서 네 세계의 제이슨은...?"

    "살아있어." 다른 내가 웃었다. "지금도 우리는 함께 바를 운영해. 그는 내가 사라를 죽였다는 걸 전혀 모르지. 우린 좋은 친구야. 가끔 그가 사라를 그리워할 때면, 내가 위로해줘."

    나는 그의 말이 얼마나 병든 것인지 느꼈다. "넌 괴물이야."

    "우리는 같은 사람이야, 에단." 그가 대꾸했다. "차이점은 단지 누구를 죽였느냐 뿐이야. 넌 친구를 죽이고 연인을 잃었어. 난 연인을 죽이고 친구를 지켰고."

    "왜 여기 왔어?" 내가 물었다. "날 괴롭히려고?"

    "아니," 그가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너에게 경고하러 왔어."

    "무슨 경고?"

    "내 세계에서, 오늘 밤 이 폭풍우 때문에 오래된 나무가 쓰러져. 바로 네 바 뒤편에. 그 충격으로 지하의 수도관이 파열됐고. 그 나무 밑에서 그들은 뭔가를 발견했지."

    내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무슨 뜻이야?"

    "제이슨의 시체, 에단." 다른 내가 말했다. "내 세계에서는 사라의 시체를 발견한 거지.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어. 그리고 모든 증거가 나를 가리키고 있어."

    나는 창백해졌다. "네 세계에서..."

    "그래, 내일 아침 내가 체포될 거야."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네 세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거야. 폭풍우, 쓰러진 나무, 발견될 시체. 그리고 너에게 지목될 모든 증거들."

    나는 의자에 주저앉았다. "왜... 왜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우리는 같은 사람이니까."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난 궁금했어. 내가 사라를 죽인 세계와 네가 제이슨을 죽인 세계, 어느 쪽이 더 나은 결말을 맞게 될까? 내가 져야 할 업보가 네게도 있을까?"

    "넌 어떻게 할 거야?" 내가 물었다.

    "도망칠 거야."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오늘 밤, 이 폭풍우가 지나가기 전에. 새로운 신분으로 새로운 곳에서 시작할 거야."

    "제이슨은?"

    "그를 두고 갈 거야." 다른 내가 웃었다. "마침내 그도 진실을 알게 되겠지. 사라를 죽인 건 그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복수의 시간이 온 거야."

    그의 잔인함이 나를 오싹하게 했다. 우리는 정말 같은 사람인가?

    "넌 어떻게 할 거야, 에단?" 그가 물었다. "도망칠 거야, 아니면 남아서 네 죄값을 치를 거야?"

    나는 침묵했다. 15년 동안 제이슨을 죽인 죄책감을 안고 살았다. 사라를 잃은 슬픔도 함께.

    "그건 네가 결정할 일이야." 내가 마침내 대답했다. "나는 내 결정을 할 거고."

    그가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각자의 길이 있지."

    그는 일어나 코트를 여미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아? 왜 내가 이렇게 냉혹하게 변했는지?"

    "말해봐." 내가 말했다.

    "사라를 죽인 후, 난 더 이상 감정을 느끼지 못했어." 그가 설명했다.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그녀를 죽였을 때, 내 영혼의 일부도 함께 죽었어. 하지만 넌... 넌 여전히 느낄 수 있지? 죄책감이라도."

    나는 그의 말을 생각했다. 그는 맞았다. 제이슨을 죽인 후에도, 나는 여전히 감정을 느꼈다. 고통, 죄책감, 때로는 행복까지도.

    "그래서 난 궁금해," 그가 문을 향해 걸으며 말했다. "어느 쪽이 더 나쁜 선택이었을까? 사랑을 죽이는 것? 아니면 우정을?"

    그는 문 앞에서 멈춰 뒤돌아보았다. "안녕, 에단. 또 15년 후에 만나자고 하고 싶지만... 우리 둘 다 그때까지 자유로울 거라고 생각하진 않아."

    문이 열리고 그는 폭풍우 속으로 사라졌다. 이상하게도, 빗물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나는 혼자 남아 선택해야 했다. 도망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카운터 아래에서, 나는 오래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나, 제이슨, 그리고 사라가 함께 있는 사진이었다. 행복했던 시절의 사진.

    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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