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스의 혁명가, `Bisu` 김택용.

필자가 김택용이라는 프로게이머를 알게 된 계기는, 마재윤을 잡은 3.3 혁명부터였다. MBC게임 히어로의 신예 프로토스로, 박지호 선수가 키워낸 김택용. 박지호를 스승으로 둔 김택용이지만, 스승의 우직한 플레이와는 다르게 컨트롤을 위주로 하는 견제형 프로토스 중 하나. 김성제 이후 견제에 뛰어난 프로토스 게이머다.

이윤열을 꺽고 신한은행 스타리그 우승이 확정됬다.
마재윤의 거침없는 질주는 MSL에서의 결승전 승리를 무난하게 예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택용은 푸켓으로 관광을 갔기에, 일부 팬들은 김택용을 `푸켓몬 토스`라고 부르며 비아냥 거렸다. 그리고 마재윤의 승리를 확신했다.

◎ 2.69%의 승률... 데이터 상으로 마재윤의 우승은 확정적... But...
당시 프로토스 게이머들을 압도적으로 무너뜨리고, 프로토스 최후의 보루였던 `몽상가` 강민과의 전적마저도 더 벌려놓으면서 사실 상 마재윤의 시대에 프로토스가 설 자리는 없다고 말 할 정도였다. 오죽하면 별명이 `프로토스의 재앙`으로 군림했을까.
그리고 마재윤의 데이터 상 승률은 97.31%... 그랜드 슬램 달성이 거의 확실시 되었고, 신예였던 김택용의 우승은 거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었다.

3월 3일, 대망의 결승전. 첫 세트부터 김택용은 마재윤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마재윤은 오버로드 관리가 되지 않아 다크템플러에 드론을 헌납해주는 실수를 범하며 첫 세트를 내줬다. 이후 마재윤은 계속해서 흔들렸고, 결국엔 3:0으로 김택용에게 MSL 우승자의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이 날, 김택용의 우승은 프로토스가 저그를 상대로 한 최초의 우승이었으며, 조용호 이후 다전제에서 마재윤을 누르면서 인기가 급 상승했고, 그와 동시에 '혁명가'라는 별칭이 붙게된다.

◎ 이후 '저그의 악몽'으로 군림, MBC게임에서 SKT1으로 이적!
이후 김택용은 마재윤이 그랬 듯, 마재윤을 비롯한 모든 저그들을 압살했다. 김택용에 의해 프로토스의 저그전 승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했고, `비수식 더블 넥서스`라는 새로운 전략까지 나타났다. 이후 김택용은 송병구와의 GOM TV S2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둔 후, MSL 결승에 다시 한번 진출했고, 프로토스 사상 최초로 3연패에 도전한다. 하지만 김택용이 마재윤을 무너뜨릴 때와 똑같이, 위메이드 폭스의 신예 테란, 박성균이 상대로 올라선다. 김택용은 박성균에게 3:1로 우승자의 자리를 내주며, 이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하지만 김택용의 실력은 녹슨 것은 아니었다. 프로리그에서 자기 자신의 역할은 충분히 해줬다. 그렇기에 SK텔레콤 T1은 팀 리빌딩 중에 당시 최고의 주가를 누리던 김택용을 영입 대상으로 선택했고, 김택용은 2억원이라는 이적료를 받으며 MBC게임 히어로에 작별을 고하고 SK텔레콤 T1에 입단하게 된다.

◎ 이적료 2억원짜리 팀플 멤버, 2008 프로리그 플옵 에이스 결정전 패배...
당시 SKT1의 김택용 영입은 확실한 개인전 `1승 카드`를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견제형 프로토스는 견제 경로가 막히면 쉽사리 무너지게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마재윤과 같이 철저히 집중 분석된 김택용의 플레이 스타일은 결국 어떤 선수에게도 통하지 않게되었고, 견제가 통한다고 해도 예전과 달리 뒷심부족으로 패배를 당했다.

SKT1은 김택용의 계속되는 패배로, 뛰어난 활약을 보이던 도재욱을 개인전에 내세우고 김택용을 팀플레이 멤버로 기용했다. 김택용은 팀플레이에서는 준수한 성적을 보여줬지만, 개인전에서는 계속 되는 패배를 당하면서, 급기야 양대 개인리그에서 김택용이라는 이름이 사라지고야 만다. SKT1은 김택용의 자신감 결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문제로 삼고 정신적인 안정과 기량 회복에 노력했다.

이후 김택용은 점점 플레이 스타일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2008년 프로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STX를 꺽고 올라온 온게임넷 스파키즈와 SKT1의 플레이오프가 시작했다. 밀고 밀리는 접전, 3:3으로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으로 넘어갔다. 온게임넷은 박찬수를, SKT1은 약간의 상승세를 타고있던 김택용을 에이스 결정전에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는 김택용의 패배. SKT1은 김택용의 패배로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게 되었다.

◎ 김택용,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김택용은 인쿠르트 스타리그에 진출하며 개인전 능력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역대 4대 본좌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이 무너졌던 결정적인 이유가 김택용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확실히 T1 이적 후 도재욱의 플레이 스타일과 융화하면서(물론 도재욱도 김택용의 플레이 스타일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좀 더 나은 플레이를 보이고 있지만, 기본적인 틀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견제형 프로토스가 나쁘지는 않지만, 때로는 물량형 프로토스로 변화하게 된다면 견제 & 물량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공존하기 때문에 김택용을 쉽게 파악하고 무너뜨릴 수 있는 프로게이머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 몇 가지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