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늘 인터넷이 재밌는건 아니다. 그런데 유독 재밌을때가 있는데 공부 혹은 일을 할려고 마음 먹었을때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 사람은 집중해서 읽고 쓰고 기억해야 한다. 무엇을 외워야 하는지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이 정말 이해했는지 외웠는지 끝없이 확인해야 된다

하지만 커뮤니티(여기서 커뮤니티는 와고, 디시 같은것 외에 유튜브, 인스타, 트위터등도 포함된다)는 그런 것을 하지 않아도 된다.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남들이 적어놓은 내용을 술술 읽기만 해도 된다. 외울 필요도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고 집중력을 소모할 이유도 없다. 그러면서도 게임을 하는 것에 비해서는 이 정도는 사회공부도 되고 나쁘지 않아라고 자기위안을 삼게 된다 

또 한가지 인터넷이 재밌는 이유는 늘 새롭기 떄문이다. 인간은 정말 별거 아니여도 새로운 것이라면 뭐든지 좋아한다

자기 책상 서랍을 열어보는 것은 별로 재미없다. 왜냐? 책상 서랍에 뭐가 들었는지 어떻게 생겼는지 다 아니까. 하지만 남의 집 책상 서랍을 열어보는 건 재밌다. 내 책상 서랍과 별반 다를 바 없어도 괜히 궁금하고 뭐가 들었는지 열어보게 된다. 우리 집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도 괜히 남의 집에 있는 물건에 흥미가 돋는다

커뮤니티는 끝없이 남의 집 서랍을 열어보는 것과 같다. 글제목을 클릭해서 나오는 내용은 별 시덥잖은 내용이지만 괜히 흥미롭다. 그리고 그 시덥잖은 서랍을 몇시간이고 계속 열어보게 된다. 이게 커뮤니티가 갖는 함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지가 약하다. 그리고 커뮤니티는 의지가 약한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약이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돼. 여기는 늘 새로운게 있어라고 말하지만 사실 진짜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새로운 정보는 있지만 커뮤니티에 빠지면 그 새로운 정보를 가공할 의지력은 점점 더 약해진다. 그게 사람들이 인터넷의 노예가 되어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