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서울대 기계과 11~ 15년 중에 한 학번 출신임.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는 대학, 원하는 학과, 원하는 직장을 갔고 대학생활/군생활/사회생활 해보고 느낀점 간략하게 두서없이 적어봄.
[1]
대학간판이 예전보다 중요하지 않다고들 하는데, 그말은 명문대 타이틀이 의미가 없다는게 아님.
간판도 중요하고 나머지도 중요하다는 소리임.
수능도 잘보고, 학부 때도 열심히 해야하고 평생 공부하고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는 말임.
이건 굉장히 바람직하고도 당연한 거임.
부모세대 때는 명문대 가면 평생 놀아도 잘 풀리는 경우가 많음. 낮은 대학진학률과 경제성장기라는 행운이 겹쳐서. 지금은 그렇지 않지.
나름 자기 주제에 취업 잘된 지잡대들이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 지잡대도 만약 학벌이 더 좋았으면 더 잘풀리고 빛나보일거임.
세상에 잘봐서 손해보는 시험은 없음.
못생겨도 밤일 잘하는 창녀가 얼굴까지 예쁘면 손님이 더 많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임.
[2]
대학간판은 필요악임. 안좋은게 맞긴 한데, 없으면 더 안좋아진다는거지.
어쨌거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임.
이 여자와 저 여자 중 어떤 여자와 떡을 칠까. 다음 두 학교 중 어떤 대학을 갈까. 다음 두 회사 중 어디를 갈까. 다음 두 지원자 중 어떤 지원자를 뽑을까.
현대사회에서 이 선택의 기준은 시험인 경우가 많음. 고려시대 음서제보단 훨씬 낫고 면접관 그날 기분에 따라 정해지는 블라인드 면접보다도 훨씬 나음.
자본주의랑 비슷한거임. 자본주의도 완벽한 경제체제는 아니지만, 현재 발상할수 있는 것중 현실적으로 가장 괜찮은 체제인 것처럼
시험으로 거르는게 현재로서 가장 공정하고 괜찮다고 보는거임. 가장 좋은 기준이여서 쓰는게 아니라, 현재 이것보다 나은 방법을 제시할수 없어서 쓰는거임.
시험 잘본 순서대로 좋은 대학을 골라서 가는거임. 좋은 대학에 가야 자기수준에 맞는 고급내용을 공부할수 있고 원하는 환경에서 공부할수 있고 대우도 좋으니까.
만약에 시험과 명문대라는 개념이 사라지더라도 어차피 사회구조상 안좋은거 좋은거 갈라지게 되어있음.
강남이 없어져도 강북에서 부유한 지역, 낙후된 지역이 생기는 느낌임.
[3]
출신대학을 들으면 확실히 선입견이 생기긴 함.
나같은 경우, 어떤 사람이 어떤 대학출신이라고 하면 고딩 때 같은 학교 친구 중에 그 대학을 간 친구가 떠오르고 그 어떤 사람의 학창시절을 상상하는 경우가 많음.
(개인적으로 학벌만 봤을땐 국민대 정도까지는 학창시절에 공부를 나름 열심히라도 했다고 판단함)
근데 이것도 처음보거나 내가 맘에 안들어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지, 좋아하는 사람이면 학벌 안좋아도 착하고 똑똑하게 보임.
명문대여도 싸가지없이 행동하면 싫고, 이상한 대학 나와도 내가 좋아하면 좋게 보임.
선입견 생기고말고랑 별개로, 겉으로 드러내면 절대 안되지. 겉으로 드러내면 가정교육 못받은 고아인증.
[4]
대학간판은 기업이 사람채용할 때만 생각하면 되는 그 이상의 그 이하의 것도 아님.
좋은 대학가면 취업이 잘될 확률이 높다는 당연하고도 교육으로 주입된 법칙이 있는데, 그걸 뒤집으려고 혈안된 지잡대들은 그냥 월북해라 ;;
비슷한 케이스로, 소비자로서 서비스를 선택할 때도 학벌은 당연히 고려할수 밖에 없음.
서울대출신 의사와 한림대출신 의사 중에 비슷한 조건이면 당연히 전자를 선택하는건 당연하잖아?
다만 평소 인간관계에서 시도때도 없이 학벌 운운하는 사람은 가정교육 못받은 고아 인증임.
[5]
학벌은 그냥 자기만족의 의미가 가장 큼.
가끔씩 고딩때 열심히 공부했던 시절, 어떤 과목을 좋아했고 싫어했고, 성적 안좋은 과목 점수 올리려고 열심히 했던거 상상하면 뿌듯한 그런거?
매년말에 들리는 수능뉴스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그런거?
근데 좋은 학벌일 때의 만족감보다는, 학벌이 안좋을 때의 상실감이 더 큰거 같음. 사회분위기가 그런걸 만드는게 크지.
쓰다보니 길어졌네.
암튼 짧게 줄이면,
- 학벌은 필요악이고, 남한테 내세우지 않는 자기만족의 의미가 가장 크다고 생각함.
- 취업할 때 빼고는 그냥 신경안쓰고 사는게 최고임.
- 중요하다기 보다는, 없는거 보단 여러모로 나음. 학벌 안중요하다고 하는 인간들은 월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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