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운신선과 아우 곡로다 이야기
도운신선은 고길동한테 붙은 귀신인 두을리 퇴치를 실패하고
천계의 무기 타임곡수모도 반파되어 천계에 돌아갈 면목이 없기에
구름밀골(현재 도운동 일대로 추정)에 정착하여 살게 되었다
그러던 도중 어디선가 익숙한 사람을 보게 되는데
그는 도운신선의 동생 마하곡로다(摩訶曲路多) 혹은 곡로다(曲路多)라고 불리는 자였다
본디 마하곡로다(摩訶曲路多)란 범어로 커다란 분노라는 뜻으로
그 이름에 걸맞게 곡로다는 성정이 난폭했으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겁박했다
이에 도운신선 말하길:
곡로다야 너 어찌 하계에 와서 하계 사람들을 괴롭히고 다니느냐?
이에 곡로다 말하길:
그러면 어째서 형님은 타임곡수모도 잃어버리고 하계에서 뭐하는 거요?
이에 도운신선이 말하길:
곡로다야 너가 신경쓸 바가 아니다
그렇게 도운신선은 곡로다와 함께 고길동의 집으로 갔다.
하지만 고길동은 그리 반기지 않았다.
고길동이 말하길:
도운신선께서는 천계에서 왔다면서 겨우 귀신 퇴치도 못하고
빌붙어서 살기나 하고 그걸로 모자라서 아우분까지 데리고 오십니까?
혹시 아우분께서도 빌붙어서 사실 작정이십니까?
그러자 도운신선이 말하길:
그런 것은 아니오 나의 아우 곡로다는 무엇이라도 할 것이요.
하지만 도운신선의 말과 다르게 곡로다는 하계에서 딱히 할 것도 없었으며
천계에서 왔다는게 무색하게 아무 것도 할 줄 몰랐다.
이에 고길동은 화가 나서 도운신선과 마하곡로다를 쫓아 버렸으며
나중에 도운신선과 마하곡로다는 간답면 도운리(현재 도운동) 일대로 가게 되는데,
그 아우인 마하곡로다는 도운도사와 좀 떨어져서 살았다.
그래서 도운도사가 있는 마을을 구름에 이르는 마을이라 해서
구름밀골이라고 하고 이를 다시 한자로 到雲(도운)이라 해서 도운리라 했다.
그리고 곡로다가 살았던 마을은 곡로말이라 해서 나중에 曲路里(곡로리)라고 했다.
현재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한자를 헷갈려 到雲里는 道雲里가 되었고,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曲路里 역시 穀路里가 되었다.
지금은 도시화가 되서 둘다 도운동과 곡로동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