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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기 능력에 자신감을 가져본 적이 언제였던가 [17]

Minerals : 2,157,480 / Level : 하사 하사
2021-10-31 23:35:20 (4년 전) / READ : 702

     

    어느 길로 나아가더라도 내가 잘 해내면 된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고등학생 무렵이니 어언 10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이다.


    그 후로 숱한 좌절의 연속이었다.

    원하는 결과를 성취해낸 적이 있기는 했었나? 내가 기억하는 한 내 최대성취는 늘 졌잘싸 수준에 그쳤고 그래서 실제로 내세울 만한 이야깃거리, 스펙, 성공담 뭐 하나라도 있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저 침묵할 수밖엔 없었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온 대가를 치르는 건가 싶다.

     

    대학교 졸업 후 취업을 위한 서류를 정리하며, 내 대학 6년을 되돌아봤다. 정말 그저 숨쉬고 살기만 했구나 싶더라.

    자기소개서를 쓰려니 한숨만 나왔다.

    나는 도대체 뭘 할 수 있는 사람이지? 정해진 길 위를 걷는 거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뭘 해본 적이 있기는 했나? 내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생각해본 적은 있었나?

     

    곧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에도, 아직도 확신이 없다.

    먹고 사는 문제나 전망이니 하는 그런 고민들 보다도 애초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서 부정적인 대답만 돌아온다.

    내가 뭐를 잘 할 수 있을지, 내가 뭐를 하고 싶은지 그런 자신에 대한 물음에는 대답조차 할 수 없다. 잘 모르겠으니까.

     

    주변과 비교해보면 늘 열등감만 느낀다. 다들 참 똑똑하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확신까지는 없더라도, 착실히 그 일을 하기 위한 준비를 착착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나도, 내 능력에 확신만 가질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이 뭐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것만 확실히 하고 나면 적어도 정신승리하며 끊임없이 자기암시, 최면을 걸면서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선택한 길이 험난하든 안락하든, 그 길 끝의 보상이 달콤하든 씁쓸하든 간에, 어쨌든 만족스러운 길이었노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내 진로와 관련된 영역에서의 적합성, 내 강점이 어떠한지조차 난 잘 모르겠다.

    한편으론 다시 울적한 생각도 든다.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은 적성과 일치하지 않는 직업을 갖고 살아가지 않는가. 내 능력에 자신감이 없더라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면 될 일 아닌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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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17 개 달렸습니다.
    • 없어 돌머리 일자무식이라 ㅠㅜ 나도 습득과 배움이 빨랐으면 좋겠다
    • 4년 전
      진짜 맞는 말이다 글 중에 가장 와닿는 말은 주변 사람들 참 똑똑하다 이말... 어떻게 저런 생각을 갖고 살아가고 이뤄나가는 것일까 정말 부럽다
    • 4년 전
      @로이 킴ㄹㅇㅋㅋ 나만바보야
    • 4년 전
      @키밍근데 너 의대생이자나 시팔 ㅡㅡ
    • 4년 전
      @로이 킴이젠 아님
    • 4년 전
      @키밍아 이젠 으사
    • 네 다음 의느님의 양민 능욕
    • 4년 전
      @클레이튼커쇼도태된 의사 = 존재가치가 없음
    • @키밍뭐가 도태됨 ㄷㄷ
      게다가 메이져 의느님 아님?
    • 4년 전
      @클레이튼커쇼아님 ㅅㅂ ㅠ
    • 국시 끝나면 바로 완치
    • 4년 전
      @멋대로지껄이기떨턴 되거나 좆망과 가거나의 기로에 놓여있는데??
    • @키밍아 인턴이었구나 ㅋㅋ 딴사람이랑 헷갈렸음;
      보아하니 요새 딱 심신미약 걸리기 좋을 시기던데 힘내셈..

      멋대로 인생 훈수두기) 좆망과 갈 바에야 걍 남자답게 경쟁 지르고 졌잘싸 시전 후 군지
      싸우고 지든 안싸우고 도망가든 과정과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좆망과가게되면 고통받으면서 후회할텐데
      나같으면 안싸우고 도망갔을 때 평생 아쉬워서 눈앞에 아른거릴 것 같음
      그깟 1년이뭐라고(애초에 군지하면 1년 날리지도 않음) 어차피 작년에 1년 버릴 각오했던거 아까우니까 이번기회에 써먹자 ㅎㅎㅎㅎ
    • 4년 전
      @멋대로지껄이기ㅠㅠ 으앙
    • 주변에 잘난사람 많아서그럼. 별볼일없는좆소에서 비슷한애들끼리만 만나면 그런생각도안함. 그래도 똑똑한사람들사이에서 살아남으려니 힘든거지. 너무 주변과 비교하지말길
    • 4년 전
      올만에 와고보는데 공감되네여.
      물론 저보단 상황이 나으시지만.....
      ㅍㅇㅌ요
    • 4년 전
      @켈리ㅎㅇ오랜만이시네요 잘 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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