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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일 하고 왔다.
내일은 쉰다. 기쁘다. 육체노동을 통해 나 자신이 살아있음을 인식한다.
돈이 없어서 퇴근하고 치킨은 무리고 김밥먹는다.
III. 법학과에 합격했는데 입학하기 전에 따로 공부할 것이 있나요?
그런거 없다. 많이 먹고, 많이 자고, 많이 놀고 들어와라. 그래도 생산적 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샘솟는다면,
한자를 외운다던가 (물론 필요하다. 민법이 아직 전면개정 되지 않아서 아직 한문이다. 하지만 부딫히면 저절로 외워진다. 쓸 필요 없다. 읽을 줄만 알면 된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 따놔라. 컴활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학원에 여자들 많으니깐 눈요기한다고 하는 셈 치고 가라. 토익같은 x지랄 하지말고. 군대가면 까먹는다.
법 관련 책을 읽고 싶다면 읽지마라. 용어를 몰라서 이해 못한다. 법학은 용어의 정확한 뜻을 알아야 하는데, 이걸 모르면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잉크이니
안읽은 것과 같다. 그래도 도움되는 글을 추천해준다면, 양창수 전 대법관의 '민법입문'의 맨 뒤에 있는 법공부에 대한 '민법공부'라는 글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법에 흥미있는 법학도에게 처음 내딯는 발걸음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IV. 법학과에 입학하면 학교생활은 어떤가요?
내가 다녔던 학교에 커리큘럼에 따르면(대체로 거의 모든 법학과가 대동소이하다. 채권을 먼저배우냐 물권을 먼저 배우냐의 차이 )
1학기에는 민법총칙, 법학개론을 배운다. 교양은 4개정도 듣겠지. 너가 정말 정대만 같은 의지를 지니지 않는다면 아마 다 조질 것이다.
2학기에는 물권법, 형법총론, 기본권론 등등을 반드시(!) 들어야 한다. 역시나 1학년이니깐 조지겠지 여기서까지 조지지 않았다면
너의 의지를 인정하며 로스쿨 준비를 해도 좋다.
법학에 흥미가 있다면 법 과목정도는 a나b 나오겠지. 아마 여기서부터는 다른 문과학과랑 비슷할 것이다.
우리학교는 법과대학이라는 큰 단과대학안에 여러 소모임들이 있었다. 근데 웃긴 건 그중에 학술관련학회가 하나도 없었다는 거다.
축구, 야구, 농구 ㅆ바류ㅠㅠㅠㅠㅠ 노는 거 밖에 없었어.ㅠㅠㅠㅠㅠㅠㅠ
이 때 시1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다른 학교로 도망갔어야 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약 너가 들어간 학교에 학회가 없으면 재수해라. 이건 진심이다. 거긴 교수, 학생 모두 다!!!!!!!!!!!!!!!!!!!!!!!!!!!!!!! 죽은 법학하는 곳이다. 과의 발전이 없다.
합격한 선배들이 노하우를 물려주지 않고, 교수들도 1년에 논문 한 편 쓸까 말까 하는 곳이고, 정교수 중에서는 논문도 안쓰는 놈이 있을 수 있다.
떄문에 있는 새1끼들도 공부를 하려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학과 전체의 실력이 떨어져서 과 전체가 발전이 없다. 나 1학년 때 신임교수들이 들어왔는데
3년은 열정적으로 하시더니, 결과적으로 다 똑같이 되더라. 뭘 하려고 해도 원래 있던 교수들이 다 뜯어먹으려고만 하니 뭐가 되겠냐!!!!!!!!!!!!!!!!!!!!!!!
물론 그 안에서 낭중지추같은 놈들이 있지. 하지만 넌 아냐. 너 아니라고. 그런 곳은 원시적 불능인 곳이다.
나중에 무슨 뜻인 줄 알게 될거다.
(여기서부터는 신림동에서 다른 법대 다닌 형들에게 들은 이야기) 평범한 법과대학이면 헌,민,형 학회는 있을 거다. 들어가면 선배들이 좋아해준다.
밥 많이 얻어먹어라. 와고에 여자가 있을리 없으니 1학년만 하고 군대가라. 군대갔다오면 뭘 할 것인지 대한 생각정도는 하고 나오겠지.
V. 마치며
옛날에 지방대지만 법학과에 들어가면서 청운의 꿈을 품었다. 공부를 못해도 꿈을 품을 자유는 있으니깐.
군대를 갔다와서 바로 신림동에 들어갔다. 5년을 공부했다.
그곳은 똑똑한 사람이 참 많았다. 입에서 줄줄 판례가 튀어나오던 설법다녔던 옆집 형. 10년을 떨어지더니 고향에서 농사 짓는다.
1차만 6번을 붙었던 30대 중반의 가난했던 중법나온 형. 그 형도 공장다닌다.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던 1차 합격. 저공비행으로 광탈한 2차. 모두 지나고보니 추억이다. 좆1같은 기억은 추억도 안된다는데
아직도 추억인거 보면 그 시절이 즐겁기도 했나보다.
중언부언 말이 많았는데 그래도 법학과에 들어오면, 꿈을 가졌으면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더 정의롭게, 더 공평한 사회로 만들고 싶다는 꿈.
우리가 배우는 법은 하늘 위의 이상의 법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현실의 법.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법을 지키기도, 어기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법을 배운다는 것은 그러한 것들을 의식적인 부분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법을 알면 자신의 권리를 더 주장할 수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도 있다.
내가 법을 공부하면서 보냈던 10년 가까운 시간은 온전히 나 자신을 이루고 있고, 나는 이에 만족한다.
법학과에 들어온 모두가 건승하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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