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본부중대 행정병이었다.

 중대행정병이라는 특성상 주로 중대장/행보관 직속병사라는 느낌이었는데 이 중대장이 굉장히 안좋은 사람이었음.

 뭐 군대 간부들 치고 좋은 사람이라고 느낀 사람 자체가 소수였긴 하지만, 좋은 사람도 있긴하다. 근데 이인간은 아니었음.

 일단 중위(진)이라는 짬찌끄래기 상태로 우리 중대장이 된 사람이었음. 원래 본부중대는 중위/대위 짬인 사람이 중대장인데 이 사람은 중위(진) 사실상 군대짬은 나랑 엇비슷한 놈이 중대장이라고 온거.

 실제로 이인간, 훈련이고 뭐고 아무것도 몰라서 나랑 행보관이랑 육군교범 보면서 머리 싸맨적도 많다. 특히 동원훈련때 시발. 

 사설이 길었는데,

 우리 중대는 중대 분위기가 꽤 좋았음....

 나는 11년 군번이었는데, 마침 선진병영이다 뭐다해서 악폐습을 없애자는 분위기가 많이 생겼다. 

내가 이등병때는 소위말하는 가혹행위도 상당히 잦았는데 일병때부터 서서히 없어지더니 내가 사실상 실권을 잡게된 상병부터는 최소한 애들 때리는 일은 없었다.

 (나는 군번이 괴상하게 풀려서 일말때부터 분대장을 달고 있었다. 분대에 선임이 4명인데 분대장이라는 이상한 상황)

 어쨋든 나와 내 하나뿐인 동기, 그리고 맞선임들과 함께 최소한 구타는 없애고 어느정도의 갈굼은 있어도 결코 누군가가 자살한다는 분위기는 안나올정도의 분위기 였다.

 나름 선후임끼리도 사이가 좋았고 가까운 짬밥끼리는 예의는 지키는 선에서 장난스럽게 즐거운 분위기였지.

 그러던 중 연대장 관사 뒷쪽 간부용 테니스장 작업이었다.

 위대하신 간부님들의 테니스 활동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나무 몇개를 잘라내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나를 비롯한 맞선임, 후임 몇명과 함께 룰루랄라 위로 올라갔다.

 간부가 없다는 이유로 전기톱은 사용할수 없었고, 도끼하나와 여러개의 톱을 들고 잘근잘근 나무를 썰며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정훈과 후임이 지나가고 있었다.

 정훈과 놈이 사진기를 들고 있었고,

 우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우리들 사진이나 한방 찍어보라며 사진을 몇개 찍었다.

 몇가지 설정샷을 찍던 도중 내 맞선임 최상병은 후임한명의 무등을 타며 사진을 찍게된다.

 그 후 후임 한명을 무등태워준다음 사진을 찍었다.

 이사진을 중대장이 보게되고

 중대장은 최상병을 호출한다.

 그리고 인사과에 회부하여 최상병은 공개적으로 신고받게된다.

 죄명은 가혹행위 및 성군기위반.

 최상병 본인도

 피해자라는 윤일병도

 그때 당시 함께 사진을 찍던 중대원들도

 평소 친한 둘사이를 알던 중대원들 모두들도

 구타나 가혹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중대장이 직접 재판회부함

 황당한 새끼였음

 최상병이라는 사람은 진짜 착한 사람이었다. 좀 사람 귀찮게하는 면은 있어도 누구 갈구거나 괴롭히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고, 군생활 2년가까이 함께하면서 이새끼가 나한테 큰소리치거나 싫은소리내는거 한번도 못봄. 그냥 존나 호구처럼 착한 놈이었고, 이놈 대신해서 그밑에 다른애들이 군기 잡을 정도였음....

 당연히 중대원모두가 황당해했지만

 중대장은 구타가혹행위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건 성군기 위반이라면서 최상병 재판에올렸음.

 당시 최상병은 연대 작전과 작전병이었음.

 당연히 간부들과도 안면이 많은 병사였는데....

 헌병대에서 사람와서 인사과장이랑 같이 추궁하는데

 다른것도 아니고 성군기위반이라며 추궁받으니깐

 부끄러워서 자살하고 싶었다고

 나한테 그러더라고.

 작전과장이 커버쳐주고,

 애초에 그런인간이 아니라는걸 인사과장도 알고있어서

 영창은 안가고 그냥 가지고 있던 포상휴가하나 자르는 정도로 처벌은 끝났음.

 군대 아직 안간 와고인들도 조심하셈

 제정신아닌 병사도 많지만 노답간부도 무섭다 진짜...

 행정병이나 처부계원되면 많이 느끼게 될거다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