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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직은 4.2인치 박격포였다

탈퇴한 회원입니다
2019-09-10 22:09:25 (6년 전) / READ : 875

    17사단 신병교육대 수료를 끝내고...

     

    휴대폰을 쓸수있는 그 찰나의 시간에 친구들이있는 단톡에

     

    "무슨 보직인지는 모르겠지만 박격포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ㅋㅋ" 라는 톡을 보내고 다음날

     

     

    나는 병사 한명에게 끌려가고있어서 물었다 "제 보직은 무엇입니까?"

     

    "너는 4.2인치 박격포야" 

     

    '이런 ㅅㅂ 설마 했는데 박격포라니..근데 4.2인치는 크기인가? 얼마난거지'

     

    4.2.jpg

     

    4.2인치 박격포는 현존하는 박격포에서 가장큰 박격포였다 (302.4kg 였나?)

     

    하씨발...내군생활은 좆됬다 지옥이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4.2인치 박격포는 81mm박격포보다 괜찮은데 너무무거워서 들고다닐수가 없기떄문에

     

    차량이 싣고 다니기때문.. (물론 주특기훈련할때 내리고 올리는건 여전히 좆같다)

     

     

     

    자대배치를 받고 나는 제발제발 동기생활관 이었으면 좋겠다 라며 빌며 한 컨테이너박스에 입장했는데

     

    눈앞에는 나를 귀엽다는듯 쳐다보는 상병장들밖에 없었다.. 

     

     

    군대에는 온갖 이상한 성격의 사람들이 다 모여있었다.

     

    자물쇠를 안잠궈서 혼내거나 초소근무를 서며 본인은 자고 부사수에게 두군대를 다보라고 하는둥 전형적인 선임들도 있었고

     

    나랑 얼마 차이도 안나면서 이것저것 가르쳐주려고 하는 맞선임도 있었고..

     

    외박증도 없고 보고도 안하고 위병소를 뚫고 나간  후임도 있었다.

     

     

     

    이등병,일병때 다짐했던건 '나도 짬 많이먹으면 후임들 갈구고 부리면서 살아야지'

     

    근데 고기도 먹어본놈이 잘먹는다고 나는 후임들을 거의 혼내지 못했다.. 오히려 방치수준에 가까웠다. 

     

    상병1호봉때쯤이었나 혁신문화병영? 인가 점점 부조리라던지 선후임과의 벽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클라이막스는 내 동기였는데 나이도 비슷한 남자들끼리 서로 꼰대짓하고 부조리하고 하는게 마음에 안든다며

     

    후임들에게 말도 다 놓고 개념없는 짓을해도 봐주기시작했다. (나는 여전히 방치)

     

    뭐 좋게 말하면 선후임이 모두 친해졌고 나쁘게 말하면 개판이 되버렸다.

     

    나는 상꺾때부터 점점 의욕을 잃어버렸고 진짜 하루종일 잠만 잤던거 같다..이상하게 짬먹으니까 잠이 많아지더라

     

     

    말년휴가를 출발할때 (우리부대는 포상휴가를 거의 안주기때문에 10일밖에 못나갔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휴가 복귀하고 전역전날에도 도열하면서 무슨말할까 쓸데없는 생각이나 했고

     

    근데 다음날 전역할때는 그냥 잘지내라 하고 가버렸다. 

     

    위병소를 나가고 내 군생활은 끝났는데 의외로 말년휴가출발할때 느꼈던 그 좋은기분보다는 싱숭생숭한 기분만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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