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근무하던 부대는 자체 후반기 교육으로
터틀이라는 1주간의 훈련이 있었음
그 조교 3명을 소대에서 일반병을 뽑아서 보내는데
워낙 최전방 부대이니 만큼 기강이 엄청 강했음
간부들 저격 교육처럼 특수 교육가서 구르고 교육받는
수준정도로 교육생을을 혹독하게 교육했는데
그 짦은 1주 동안에도 교육생의 10% 이상은 포기 또는 낙오로
전출을 가곤 했던 두발로 들어가서 네발로 기어나오는 훈련 기간 이었다
아무튼 내가 조교로 뽑혀서 갔을때 의례적으로 첫날에 교육생들의 체력을 테스트 하는데
푸쉬업, 싯업, 1.5km 구보를 실시함
훈련소에서 3km 달리고 온 애들이지만 그때는 열의 가진 애들만 뛰기 때문에
1.5km도 상당히 버거운 수준이었음
중간에 숨도 못쉬고 퍼지는 교육생도 많았으나 특히 한 교육생이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뛰고 있길래
안되겠으면 멈추고 다음에 측정하라고 했음
하지만 자신이 쌓는 측정 기록이 모두 교육 성적에 들어가고
소속 소대의 선임들도 몇등을 했는지에 따라 폐급인지 에이스인지
첫 인상으로 삼기때문에 그 교육생은 결국 완주를 했음
문제는 완주 후 교육생이 걷지를 못하고 일어나지도 못함
그래서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니 다리가 저리다고 하는것임
하지만 상태를 보았을때 저린 수준이 아니라 크게 잘못된 듯 했음
그래서 거짓말하지 말고 솔직히 말하라고 했더니 사실은 무릎이 많이 안좋다고 함
하지만 말하지 못했던건 전출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된거 였음
아픈게 죄가 되는게 가슴 아프지만 평생 군인으로 살것도 아니고
전역 후의 계획이 창창한 동생을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의무반에 데려가서 검진을 받아보니 무리하면 더 큰 손상이 올 것 같다고 함
교육생 내보내고 의무관한테 저 인원 전출대상입니까? 하니까 그렇다고 함
알겠다고 하고 나와서 걸을수 있을때까지 쉬게 한다음 차차 말했음
물론 이런 곳에서 전역하는것도 큰 기쁨이겠지만 건강이 먼저고
앞으로를 더 생각하는게 좋지 않겠냐 하니까
그때부터 펑펑 울기 시작함..
부모님께 jsa왔다고 말씀드렸더니 자랑스러워 하셨다
친구들도 멋지다고 역시 내친구다 라고 했다
일단 교육대장한테 보고 올리기전에 교육생의 심리 안정을 위해
집에는 알려주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교육생 부모님께 전화 드리러 공중전화로 같이 감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게 내가 뭐라고 그랬을까 싶지만 같은 병으로써 마음이 짠해서 행동이 앞섰음
전화 걸기전에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실테니 울지말고 상황 설명 잘드려라
씩씩하게 잘 말씀드려야 걱정안하신다
그랬더니 교육생이 나보고 먼저 받아달라고 함 그 사이에 마음좀 추스리겠다고
번호 누르고 전화 걸었더니 어머님이 받으셨음
저는 누군데 이런 일이 있어 전화 드렸다고 말씀 드리고
ㅇㅇㅇ 교육생 바꿔드리겠다고 말씀드리니
상당히 차분한 목소리로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심
교육생 바꿔주고 밖에서 기다리는데 아기처럼 서럽게 울던
교육생이 어머님께 엄마 울지마세요 큰일 아니에요 라며 안심시켜드리는게
너무 자랑스럽더라..
아무튼 그렇게 전화 마치고 밥 먹이고 교육대장 보고 올리고 나니
저녁에 짐싸서 의무반으로 떠났는데 눈빛이 너무 슬퍼 보였음
교육 기간동안 생각 날때마다 과자사서 의무반 찾아갔었는데
그때마다 자기는 밥 먹어서 배부르다고 괜찮다고 하던 녀석이
어느 순간 사라졌었음
힘든걸 이유로 떠나간 뭍한 신병보다 그 신병이 너무 기억에 남음
훝날 만나서 소주라도 한 잔 하면 좋겠지만
떠나간터라 소식을 아는이도 없고 얼굴도 기억이 안나기에
그냥 추억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