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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꿈4.

Minerals : 2,857,061 / Level : 중사 중사
2014-07-03 18:58:28 (12년 전) / READ : 2107

    흥분해서인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잠 때문에 피로가 제대로 풀리진 않았지만 날이 밝자 일단 산으로 향했다.
    우리는 그 [중년 여자] 에 대한 대책으로 BB탄 총과 야구 배트를 준비했다.
    산 초입에 도착했을 때, 진이

    [중간에 아직 그 여자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평상시와는 다른 루트로 산을 올랐다.
    한낮의 산은 밝은데다 매미울음소리도 울려퍼지는 게, 흡사 어젯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중년 여자]에게 당했던 지점에 다가가자 긴장감이 퍼진 우리는 조금씩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어제 그 장소에 도착했다. 배트를 든 손에 식은땀이 가득찼다.
    여자가 못을 박고 있던 나무가 보였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 전모를 확인한 우리는 말을 잊었다.

    나무에는 꼬마애 (3~4살된 여자애)의 사진에 무수한 못이 박혀 있었다.
    아니 놀란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나무 뿌리 부근에 해피의 시체가 있었다.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해피는 이마에 못이 하나 박힌 채 누워있었다.
    우리는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나는 해피의 시체를 보곤 다음에 중년 여자를 만나면 나도 해피처럼.....
    이런 생각이 들어 바로 집에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 때 쥰이

    [터치....터치의 시체가 없어! 터치는 살아 있을지도 몰라!]

    그러자 진도,

    [분명 터치는 도망친 걸거야. 혹시 기지에 있지 않을까?]

    나도 터치만은 살아 있어주길 바랬기에, 우리 셋은 비밀 기지를 향해 달렸다.

    비밀 기지가 보이는 곳에 달려왔을 때, 진이 갑자기 멈췄다.
    나와 쥰은 [중년 여자?!] 라고 생각해서 바로 몸을 숙였지만, 진은 망연히 손을 들어

    [....뭐야....저거?]

    기지쪽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와 쥰은 천천히 일어서서 기지쪽을 보았다.
    뭔가 기지의 모습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처음엔 몰랐으나, 곧바로 기지 지붕에 뭔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근처에 다가가서야 그것이 쥰이 기지에 두고왔던 가방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헌데 기지 지붕 전체에 못이 빼곳히 박혀 있는 게 아닌가!!
    우리는 경악했다.

    [이 비밀기지! 중년 여자한테 들켰어!!]

    진이 손에 든 배트를 꽉 쥐고 천천히 기지로 다가갔다.



    나와 쥰은 뒤쪽에서 BB총을 겨냥했다. 중년 여자가 기지 안에 있을 지도 모르니까.
    진은 천천히 움직여 문 근처로 이동했다. 그리고 문에 손이 닿자 마자 재빨리 열어 제쳤다.

    「우왓! 」

    뭔가를 본 진이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찣었다.
    우리는 대체 뭔가 진을 놀라게 한 건지 확인하려 천천히 기지안을 확인했다.


    거기엔 피투성이가 된 터치의 시체가 있었다.


    [우왓!]

    우리는 진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터치의 이마에는 역시나 못이 박혀 있었다.
    이걸 보고 나는 생각했다.
    그 여자는 터무니 없는 미치광이다.
    어젯밤, 이 산에 남아 있었던 걸 진심으로 후회했다.
    터치의 시체를 보며 멍해 있는 동안, 무언가를 발견한 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이!! 저거.....]

    나와 쥰은 아무 말 없이 그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기지안에는....
    벽이나 마루 바닥에 이상한 위화감이....뭔가가 새겨져 있었다.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


    못으로 새겨놓은 듯한 글자가 무수하게 적혀 있었다.



    쥰은 아무 소리도 못한 채 굳어졌다.
    우리들도 놀랐다. 어째서 이름을 들킨걸까

    [쥰의 가방에 이름이 쓰여져 있잖아!!]

    진의 말에 나는 바깥에 있던 가방을 확인해보았다.
    못이 무수하게 박힌 가방에는 확실히

    [5학년 3반, 쥰]

    이라고 쓰여 있었다.
    쥰은 울기 시작했다.
    나랑 진도 울고 싶었다. 
    학년과 반, 거기에 이름까지 들켜버린 것이다. 
    이제 도망갈 수 없다. 
    나랑 진도 들킬 거야.
    머릿속이 새하애졌다.
    우리 모두 터치나 해피처럼 이마에 못이 박힌 채 살해당한다....
    진이 말했다.

    [경찰에 말하자! 이제 안돼! 도망갈 수 없어!]

    나는 패닉 상태로,

    [경찰에 말하면 비밀기지에 대한 거나 어젯밤 거짓말했던 걸 들켜서 엄마, 아빠한테 혼나!]

    이런 바보같은 소리를 했다.
    당시에는 부모님에게 혼나는 게 가장 무섭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쥰은 계속 울고만 있었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산을 내려갔다. 쥰은 계속해서 울었다.
    나는 중년 여자가 보고 있지 않을까 해서 계속 두근 두근 거렸다.
    산을 내려가는 중 진이 말했다.

    [이제 이 산에 오는 건 그만두자. 한동안 얼씬도 안하면 그 여자도 우리를 잊을 거야.]

    [그래, 대신 이 일은 우리만의 비밀인 거야. 알겠지? 여긴 절대 오지 말자.]

    나는 그렇게 동의했다.
    진은 내말에 수긍했지만, 쥰은 아직도 울기만 했다.
    그 날 각자 집에 돌아간 이후, 우리는 여름방학 동안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2주일 뒤 신학기, 학교에서 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진은 등교했기 때문에, 우리 둘은 설마 쥰이 그 여자에게 당한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들어, 방과후 쥰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쥰의 집에 가니 쥰의 어머니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쥰의 어머니는 일부러 병문안 와줘서 고맙다며 우리를 쥰의 방으로 안내해줬다.
    방에 들어가보니 쥰은 침대에 누워 만화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우리 둘은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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