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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우편함

Minerals : 8,106,934,827 / Level : 대장 대장
2025-09-28 00:00:41 (3개월 전) / READ : 117
    우리 집안은 무당 집안이였어



    나는 태어나자마자 얼마 안되서부터

    많이 아팠어



    그래서인지

    어른들께서 많이 걱정했다고 하더라고



    난 그 걱정이 뭔지 몰랐지만

    암튼 그렇게 내가 아픈 탓인지

    보살핌도 엄청 많이 받았고

    좋은 환경에서 잘 크고 자란 거 같아



    내가 여섯 살?일곱 살?때 쯤 일이야



    그때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거든



    우리 집 근처에는 저수지 같은 곳이 있었어



    저수지 앞에는 엄청 큰 나무가 하나 있었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는

    그런 큰 나무ㅎ



    나는 어릴 때 유치원 같은 것도 안 다녔고

    그 덕에 친구도 없었어...ㅠ.ㅠ



    나는 그 큰 나무 밑에서 많이 놀았던 거 같아



    어느 날 내가 거기서 막 흙 갖다가

    두꺼비 집?이라고 하면 알려나?



    헌집줄게 새집다오~

    노래 부르면서 열심히 만들었거든



    그러다가 밥먹으라고 불러서 집으로 갔어



    밥을 다 먹고 요구르트 얼린거?

    그거를 먹고있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거야



    어른들은

    밥 먹은 거 정리하고 있었던 걸로 기억해



    근데 나도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 두꺼비집이 계속 걸리더라고



    두꺼비집 만들면

    맨 마지막에 터널같은거 만들잖아



    그게 잘 되었던거 같아



    비 때문에 혹시나 무너졌을까 하고

    우산들고 냅다 뛰쳐나갔지ㅋㅋㅋㅋ



    근데 왠걸

    큰 나무에 나뭇가지들도 크고

    잎도 크고 많아서 그런지

    안 무너져 있는거야



    그래서 내가 쓰고 온 우산으로

    두꺼비집을 씌워줬어



    근데 사람 촉이란 게 있잖아



    저수지에 누가 빠져있는 거 같은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저수지 앞까지 이끌려갔어



    근데 진짜 사람이 빠져있는거야



    살려달라고 하지도않고 가만히 있는거야



    근데 물에 빠져있는 자세가

    옆으로가 아니고

    서있는 상태로 일자로 빠져있는거야


    머리가 반듯하게 보일만큼




    그때 물귀신이란 거 알아차려야 하는데

    그 어린 나이에 사람이 물에 빠지면

    몸이 어떻게 되는지 내가 어찌 알어



    빠진 적도 없고 본 적도 없는데

    암튼 내 몸도 작아서 우산으로 건져볼라고

    아무리 뻗어도 안되는 찰나에

    점점 내 쪽으로 오더라고 ...



    그래서 우산으로

    다시 한번 팔을 뻗었던 기억이 나



    뻗은 순간

    물에 빠진 그 사람이 슬슬 올라오면서

    내 팔을 잡은 순간

    그 물에 빠진 사람이랑 눈을 마주쳤고

    그 사람이 여자인 것도

    그 때 알 수 있었어



    그리고 자꾸 나한테

    ''초록색 우편함''

    이라고 계속 말을 하는거야


    녹음기 4배는 빨리 돌린 것처럼



    이런 표현하기 좀 그런데

    피부는 뿔어서 으깨진 두부처럼

    거의 다 그랬던 거 같어



    너무 무서운데

    울음도 안 나올 뿐더러

    그렇게 나까지 저수지 쪽으로 빠진거야




    기억을 잃어갈 때쯤

    갑자기 온몸이 따뜻해지는 거 같이 느끼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우렁찬 여자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러주는 목소리를 듣고

    기억을 잃었어



    그렇게 기억을 잃은지도 모르고

    눈을 떴을 때

    어른들께서 울면서 부둥켜 안아주었어



    나를 칭하는 이름은

    그냥 무청이라고 할께



    할머니가 나한테

    무청아 초록색 우편함이 뭐냐고 물어보셨어



    내가 저수지에서

    그 여자를 보고있었을 때 쯤?

    이었던 거 같아



    할머니께서 갑자기 머리가 찌릿하시더니

    저수지에 그 큰 나무가

    자꾸 머릿속에 들어오는거래



    그래서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저수지에 와 보니

    내가 물가에서 기절을 하고있던 거였고


    그 와중에 초록색 우편함이라고

    계속 중얼거렸나봐



    내 기억에 마지막은 초록색 우편함 ,

    처음 듣는 우렁찬 목소리 밖에 없었으니까



    물에 빠진 그 여자가

    나한테 중얼거리던 걸

    어린 나는 외우려고

    계속 중얼거렸던 거 같아



    할머니께 이런 얘기를 해주었고

    할머니는 뭔가 알면서

    어린 나한테 뭔가를 숨기는 거 같았어



    그렇게 숨 좀 고르고 있을 때

    할머니는 박xx 양반!!

    이라고 소리를 치셨고

    생각해보니 우리동네에

    그 박xx아저씨 집만 초록색 우체통이였어



    할머니는 곧장 나를 데리고

    한손에는 우산을

    다른 한손에는 내 손을 잡고

    집을 나서다가 뒤돌아서서

    다른 어른들께

    박xx양반댁으로 경찰불러!! 이러고

    나를 데리고 갔어



    걸어서 이십분쯤되는 거리였고

    여기서부터는 박xx양반을

    박씨아저씨라할게



    다 도착했을 무렵

    이사갈 준비를 하고 계시는

    박씨아저씨가 있으시더라고

    우리 할머니 눈보더니 마주치지도 못하고

    꼬랑지 내리더라



    갑자기 뜬금없이 할머니

    '' 너 마누라 왜 죽였냐고!

    칼로 찌른 것도 모자라

    산 채로 저수지에 빠트려??

    너 마누라가 죽어서도 한이 많아

    복수심에 산사람까지 해를 끼쳐! "


    라고 하자 박씨아저씨는 당황하시며

    식은 땀인지 비인지 모를 물방울이

    얼굴에서 흐르더라고


    혹시 눈물은 아닐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이 글을 쓰면서 들긴하네



    한참을 박씨아저씨는 증거있냐는 식으로

    매몰아치게 화를 되려 내셨고

    마침 경찰이 오고

    우리 할머니는 우체통에서

    손잡이가 붉게 물든

    분홍색 과도를 꺼냈고

    박씨아저씨는 그걸 보고서

    무릎을 꿇고 하염없이 울었던 거 같아



    박씨아저씨랑

    박씨아저씨 부인이었던 사람은

    결혼은 했지만 자식이 없었고

    부인이었던 사람은

    불임이라는 병을 앓고있다고 했나봐



    나중 가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박씨아저씨 부인은

    박씨아저씨한테 시집오기 전에

    결혼을 한 번 했었고 딸이 있었다고해



    그 사실을 알아버린 박씨아저씨가

    화가나서 술을 먹고

    부인을 과도로 찌르고

    기절한 부인을 살릴 수도 있었지만

    그대로 저수지에다가 던져버렸다고해



    그렇게해서

    못된 아저씨를 잡은 기억이 생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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