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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판 첨부) 그날 우리가 목격한 하늘에는 UFO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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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2 00:05:42 (3개월 전) / READ : 124

    ufo.jpg 그림판 첨부) 그날 우리가 목격한 하늘에는 UFO가 있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UFO 증거 자료를 공개한 일이
    내 생에 가장 미스테리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4일, 혹은 5일 이었지만
    아마도 6일 이후는 아닐 것이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아도
    정확한 시기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건
    그 일은, 아니 그 사건은
    우리가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그때 벌어졌기 때문이다.

    2001년 3월 4일, 혹은 5일.

    무엇인지 모를 그 빛의 무리가
    우리 눈 앞에 보였던 건 바로 그날이었다.



    우리가 다닌 고등학교는
    경기 남부권 꽤 유명한 기숙학교였다.

    신입생의 1/3 정도는 기숙사에 살 정도로
    기숙이 보편화돼 있었다.

    나도 기숙사에 배정된 학생이었고,
    이제 막 입학식을 치른 우리들은
    아직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기숙사에 남겨졌다.

    책더미와 이불 따위를, 또는 노트북 같은 수업용 도구를
    기숙사까지 차로 옮겨다 준 우리 각자의 부모님들은 모두 떠난 늦은 오후.

    우리는 별 말 없이 학교 운동장과 기숙사를 서성일 뿐이었다.



    “농구할래?”

    공을 들고 있던 누군가 침묵을 깼다.

    그 제안을 거절할 명분도 이유도 없었다.

    교복 자켓을 벗어던지고
    기숙사 건물 바로 앞 농구장으로 하나 둘 모였다.

    누가 몇 점을 냈는지.
    내가 몇 번의 슛을 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하늘의 그것들을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분명 나였다.

    “야 저거 뭐냐”

    공을 튀기며 림만 바라보던 우리들은
    나의 한 마디에 경기를 멈췄다.

    가건물로 지은 보잘것 없는 기숙사 건물 지붕 위,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운 저 멀리 하늘에서
    주황색 불빛이 나타났다.

    처음부터 두 개가 나타난 건 아니라는 걸
    세 번째 불빛이 나타난 뒤에야 알았다.

    그 불빛은 마치 새끼를 까듯
    곧이에 네 번째 불빛을 대동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불빛이 켜졌다.

    3월 차가운 초저녁의 파란 하늘에
    별안간 불빛 5개가 나타난 것은
    그러니까 우리에게는 사건이었다.

    우리 각자는 모두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저 불빛의 근본에 대해 한 마디씩 내뱉었다

    누군가는 비행기라고 했다.

    그 주장은 바로 기각됐다.

    약간의 떨림이 있을 뿐
    불빛은 마치 하늘에 구멍을 뚫어 놓은 것처럼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또 다른 누군가는 인공위성 불빛일거라 추측했다.

    역시 합리적인 추론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우리 하늘 위 떠 있는 그것들은
    비행이라기 보다는 그저 떠 있는 것처럼
    아니, 떠 있다는 설명 보다는
    그저 그 자리에 나타났다는 설명이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토의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이뤄졌고
    그보다 더 빠르게 사건은 끝이 났다.

    불빛은 생성된 순서대로,
    1번부터 5번 순서로
    차례대로 사라졌다.

    1번이 사라지고 몇 초 뒤 2번이 사라졌고
    2번이 사라진 잠시 뒤 3번이 사라졌다.

    이동하거나 날아간게 아니라
    말 그대로 사라졌다.

    마치 전등을 끄듯
    불빛 다섯 개는 차례대로 하늘에서 모습을 감췄다.

    사건의 시작과 끝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우리는
    5번 불빛이 사라진 뒤에야 소리쳤다.

    오징어배 불빛이 구름에 반사될 수도 있다는데
    우리 학교는 경기남부 내륙에 있었다.

    ⁠반사를 일으킬만한 구름도 없는 쾌청한 하늘에
    배를 띄울 호수나 강도 없었다.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멀리 보였던 그건
    그러나 뚜렷한 주황색 불빛을 명확히 드러냈다 이내 없어졌다.

    그러니까 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체이거나,
    아니면 우리 모두가 동시에 헛것을 봤거나
    둘 중 하나일 수 밖에 없었다.

    이밖의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우리는 아직도 이따금 모일 때마다
    그때 우리가 본 것을 각자 정확하게 묘사한다.

    마치 여럿이 하나의 꿈을 꾼 듯
    그때 우리가 본 것의 근본을 추적한다.

    누구도 우리가 그날 그 불빛을 본 경험 자체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 경험은 우리 모두가 동시에 경험했기 때문으로.

    그 명백하고 단순한 사건에는
    누군가의 기억이 왜곡될 틈 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건 대체 뭐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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