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약 5~6년 전 내가 겪은 이야기야
그 당시 난 노래 들으면서 길 걷는걸 좋아했는데 노래를 한 곡이라도 더 듣고 싶어서 집 갈 때도 일부러 골목으로 들어가 빙 돌아가는 습관이 있었어
그리고 그날 밤도 어김없이 빙 돌아가기 위해 큰 길에서 골목으로 들어갔어 골목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내 오른편에 동네마트 주차장이 있는데 평소엔 그냥 지나치는데 그날따라 시선이 주차장으로 쏠렸고 거기에 떨어진 무언가에 시선이 쏠렸어
가까이 다가가 보니까 증명사진이더라고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 단발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피부도 하얗고 사진관에 가면 샘플로 걸려 있을 것 같은 외관을 가진 여성분의 사진이였어
워낙 고우신 분이라 한참을 빤히 그 사진을 쳐다보는데 사진의 왼쪽 하단에 불에 그을린 자국이 있더라고
'도대체 어떻게하면 저기만 그을릴 수 있지? 뭐 라이터 잘 못 썼나?'하고 사진만 보다가 집에서 전화가 와서 급하게 그 자리를 떴는데 그 때까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거라 생각도 못한 채 골목으로 들어갔어
한참 노래를 들으면서 가고 있는데 그날따라 이상하리만큼 골목에 사람이 없는거야 평소에도 밤엔 사람이 적은 골목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 다니는 골목이 아니였고 심지어 9시인가 밖에 안 됐는데도 그날은 사람이 없더라고 근데 그 때까진 날이 추워서 그런건가하고 넘겼는데 점점 골목에 들어 갈수록 개 짖는 소리도 큰 길의 차 다니는 소리도 안 들리게 됐어(싼 이어폰이라 외부 소리가 잘 들렸음)
'이게 뭐지? 뭔가 이상한데?' 하고 이어폰을 빼고 주변을 살피는데 불 켜진 집은 많은데 인기척이 하나도 없었고 겁 먹은 상태로 바로 내 앞에 있는 좀 규모가 있는 교회를 쳐다봤는데 파라노마 사진이 찍힌거마냥 시야가 엄청 넓어져 있었어
'아 이거 큰일났네 뭔가 예삿일이 아니구나 내가 쫄았음을 티 내는 순간 분명 망할거다 영원히 집에 못 돌아간다 빠꾸하지말고 평소 가던 길로 가되 경보로 얼른 집에 가자' 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데 점점 시야가 넓어지고 인기척은 없는데 누가 날 쳐다보는 느낌과 다가오는 엄청 들기 시작한거야
그 시선에 죽기살기로 걸어가는데 우리집 쪽으로 이어지는 골목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기뻐해야하는데 난 기뻐할 수 없었어 왜냐면 그 골목은 이상하리만큼 가로등도 다 꺼져있고 앞이 시꺼맸거든 너무 놀래서 발이 안 떨어지는데 다가오는게 점점 가까워지는게 느껴지니 머리가 터질거 같은거야
'아 망했다 저기로 가는 순간 난 끝이다'하고 생각하던 중 일단 큰 길로 빠져나가야겠단 생각에 "모 아님 도다 우회전하면 작은 슈퍼도 있고 큰 길로 빠져나가기 좋으니까 우회전하자' 하고 마음 먹자마자 바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진짜 무서워서 죽기살기로 뛰어가는데 한 1~2분 뛰었나 근처 슈퍼마켓에서 주인 아주머니처럼 보이는 분이 나오셔서 가게 주변을 정리하시더라고
사람이 보이자마자 나 이제 산건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내가 지나 온 쪽을 보니 차도 사람도 꽤 있는거야 분명 1~2분동안 뛰어오는 동안엔 사람도 뭐도 없었는데 말이야
일단 돌아왔다는 생각과 동시에 갑자기 또 이럴 수 있으니 큰 길로 얼른 집에 돌아왔고 그 이후로 한동안 골목 이용을 못하기도 했고 내가 독립하면서 딴 동네로 이사가면서 잊고 살았다가 오랜만에 그 골목을 지나가게되다 생각나서 여기에 끄적여 봐
땅에 떨어진 물건 줍는 것도 위험하다는건 앵간한 토리들은 잘 알지만 줍지 않고 그걸 빤히 쳐다봐도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토리들도 저런거 보게되면 조심히 다닐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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