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에 한낮에 삼촌한테 톡 옴.
톡하는 이유가 대부분 강제로 욱여넣는 용돈이라 못 이기는 척 싱글벙글 톡 받았는데
지금 00 장례식장으로 올 수 있냐고 함
뭣하고 검은 옷에 검은 추리닝 입고 버스 타고 도착함
00 장례식장 도착하고 장례식 하는 곳으로 감.
근데 분명 장례식 하는 곳 맞는데 불이 안 켜져있음.
장례식장에 있을 법한 흐느끼는 울음소리나
통곡도 안 들림.
귀신들린거 마냥 고요하고 서늘하기만함.
병신같이 잘못 갔나 뭐지하고 모니터를 쳐다봤는데
모니터에 김00 , 6살이라고 되어있음.
삼촌 딸 이름임.
내가 착각했나 해서 다시 봐도 똑같은 이름임.
마음 굳게 먹고 가서 영정 있는 곳으로
갔는데 사람같은 형체가 보임.
이모였음.
진짜 죽은 사람처럼 거의 움직이지도 않은 채
사진만 쳐다보고 있음.
그리고 희미하게 보이는 영정 사진.
해맑게 만세하는 딸 사진이였음.
잠깐 식사하는 쪽하고 주방을 봤는데
음식도, 그 흔한 식탁에 까는 비닐도 없었음.
숨 막히다 못해 목 졸리는 분위기 때문에
방 밖으로 나갔고, 거기서 삼촌하고 장례지도자 분을 뵘.
나이 꽤 되시는 분이었는데 그 분도 아무 말도 안하심.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는데 아이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때문에 죽었다고 얘기하심.
아이는 죽은 지 이미 일주일 지나있었고,
두분 다 자식 입관을 너무 힘들어해서 도와달라고
부른 게 나였음. (아버지 어머니는 먼 해외에 계셔서 못 오시고)
(할아버지하고 할머니는 연세 때문에...)
이모는 죽어도 못 보겠다고 해서 계속
하루 종일 사진만 보시는 상태여서
이모는 빠진 상태로 입관함.
입관 참관하러 안치된 곳에 갔는데
시신은... 아이 형체가 없음.
그 19톤 트럭에 과속인 상태로 사고가 나서...
그니깐 이걸 뭐라고 해야하나
진짜 고인한테 이렇게 표현하는게 아닌데
뼈 섞인 살점 몇 덩어리가 눈 앞에 보이는데
저게 삼촌 딸이라고 연상되려고 하니깐
개씨발 그 자리에서 구토 나올 뻔했음
어쨌든 입관하는데 삼촌도 제정신 아니였음.
진짜 장례지도사 제외하고 단 한마디도
안하고 입관을 진행함.
보고 싶다, 미안해, 그런 통곡이나 울음도 없이 오직 침묵만 있었음.
삼촌 지인분들도 조금 조금씩 오셨는데
그분들도 장례식 보시고는 아무 말도 못하심.
삼촌은 그 가해자 새끼 관련해서 경,검찰 방문하다보니
자주 장례식장 밖으로 나갔고
그렇게 음식도 없고 불도 없는 침묵의 장례식을 보냈음.
진짜 지옥보다 더한 분위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었음.
겨우 겨우 화장하고, 봉안당으로 옮겨지고
꽤 많은 일이 있었음.
가해자 그 시발 새끼 말로는 궁금해지기도 싫어서
난 신경 껐음.
그 이후로 소주 3병 마시던 삼촌은 술에 아예 입도 안대고 있고
이모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시고
진짜 한 가족이 박살나는 걸 실시간으로 보니깐
마음이 너무 무겁더라.
몇년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숨막혔던 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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