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를 마치고 집에 오다가 아파트계단에 떨어져있는 A4용지를 주웠음.
자세히 보니 뒷쪽까지 이어질 정도로 꽤 긴 글이었는데
사람을 찾는 글이었음.
그래서 나는 누가 없어졌나보네.. 하고 그 글을 읽기 시작.
근데
실종자를 찾는게 아니라 실종자를 아는 사람을 찾는 글이었음.
특이하다고 느끼면서 계속 읽어나갔는데..
내용인 즉슨,
올해 초, 제주 KBS 쪽에서 한 남자가 깡패들에게 끌려갔고
몇 주 후에 아라동에서 사체로 발견됨.
근데 글쓴이는 이 사건에 대해 아는 사람임. 사건을 목격하기도 했고
깡패랑 연 닿는 사람과도 좀 아는 사람임.
그래서 글쓴이는 경찰서로 가 진정서를 내며 이 사건에 대해 자기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제보하려함.
근데 경찰 曰.
'이 진술서 거짓이면 당신이 대신 감옥 갑니다. 근데 그거 아세요? 애초에 이런 사건은 일어나지도 않았습니다.'
글쓴이는 당황했고 의심하기 시작함. 경찰들이 깡패들이 저지른 짓을 숨겨주려하는게 아닐까하고.
그래서 글쓴이는 죽은 남자와 관련된 사람들을 찾기 시작.
그러던 도중 근처 지구대에서 연락이 옴.
받았더니 할아버지였음.
그 할아버지가 손주를 찾고 있었는데 인상착의가 죽은 남자와 일치했음.
근데 이 할아버지가 전화 끊기 전 갑자기 '아, 죽은 사람은 제 손주가 아닌 거 같습니다.'라고 말함.
갑자기 말이 바뀐 할아버지가 수상해 지구대에 다시 전화를 걸어보니
애초에 할아버지는 없었다고 함.
지구대 직원이 전화했던 거라고..
글쓴이는 이 때 확신함. 경찰이 이 사건을 은폐하려 한다고. 그래서 자신이 발벗고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로 함.
그래서 죽은 남자와 관련된 사람, 죽은 남자를 아는 사람들을 찾기 위해 이런 글을 썼던 거임.
이 글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조금 소름이 끼쳤음.
근데 이런 글을 쓴 종이가 것도 완전 새 A4용지에 쓰여진 글이 땅바닥에 떨어져있으면 누가 보겠음?
가다가 밟기나 하지...
이 사람을 돕고 싶었는데 난 이 사건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이 죽은 남자에 대해 아는 것도 없어서 도움이 될 수 없음.
그래서 아파트 벽에 그 글을 테이프로 정성껏 붙여주고 왔음.
진짜 이 글이 사실이라면...
이 글 쓴 아저씨는 진짜 용기 있는 멋진 사람인 거 같음.
힘내 밤조심하구 베스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