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받아보니 초등학교 반장이었다는 녀석이더라고요.
“시간 되면 애들끼리 모여서 동창회 하자.”
그렇게 동네 친구 몇 명이 모여
조그마한 동창회가 열렸어요.
사실, 그냥 얼굴이나 잠깐 보자는 자리였겠지만
저는 괜히 설레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첫사랑이 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고백도 못 해보고
시간만 흘렀던 그 시절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었죠.
그 애가 나올까…
물어볼까 하다가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도 못 꺼냈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동창회에 나갔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그 애가 나왔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짝궁이었던 아이.
그리고 제 첫사랑.
오랜만인데도
딱 보자마자 알겠더라고요.
예전이랑 똑같은 눈웃음.
조용하고 수줍은 분위기도 그대로였어요.
그 눈빛이…
참 이상하게도 어릴 적 기억을
선명하게 꺼내오더라고요.
근데 막상 마주하니까
그 애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고,
괜히 저만 혼자
모쏠아다처럼 들뜬 건가 싶었어요.
적당히 술만 조금 마시다가
그렇게 어색하게 헤어졌습니다.
며칠 뒤, 친구들끼리 모여 얘기를 나눴어요.
“야 나 초등학교 첫사랑, 동창회에서 만났어.”
“아직도 예쁘더라…”
그랬더니 친구들이
“야, 그럼 뭐라도 했냐?”
“뭘 어떻게 해 ㅋㅋ 그냥 보고만 왔지…”
순간 다들 비웃더라고요.
“야 진짜 ㅄ이냐?ㅋㅋ 반장놈한테 번호 물어봐, 연락이라도 해봐!”
결국,
용기 내서 반장한테 연락해서
그 애 번호를 물어봤어요.
그리고…
짧게 문자 하나 보냈죠.
“안녕?”
…답장이 왔어요.
“누구세요?”
순간 식은땀이 쭉 났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데,
갑자기 먼저, 그 애가 말했어요.
“혹시… 너 ○○○야?”
그제야 긴장이 풀렸고
“맞아”라고 답장했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어요.
알고 보니
반장이 먼저 연락해서
“○○가 네 번호 물어보는데 줘도 될까?”라고 물어봤다더라고요.
그 뒤로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안부에서 시작해서,
서로의 일상까지 나누게 됐고
몇 번 더 따로 만나게 됐죠.
지금은요,
그 애가 제 여자친구예요.
가끔 같이
초등학교 근처를 산책하러 가요.
예전엔 그냥 스쳐지나던 골목길, 놀이터, 분식집이
이젠 둘만의 추억이 덧입혀진
조금 특별한 장소가 됐어요.
생각해보면요,
첫사랑은 꼭 어릴 때 끝나야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른이 되어서야 시작되는 첫사랑도 있어요.
가끔은 지금도 신기해요.
예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가
이제는 같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다는 게요.
연애,
꼭 새로운 만남에서 시작될 필요는 없더라고요.
가끔은, 오래된 인연이 다시 피어나기도 해요.
그래서 말해주고 싶어요.
혹시 어릴 적 누군가가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면,
그건 어쩌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사랑은,
기억 저편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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