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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보는 친구이야기 퇴마편 4 [9]

Minerals : 3,391,611 / Level : 상사 상사
2014-07-10 16:29:43 (12년 전) / READ : 3094
    퇴마 15
    그 후로 녀석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Y의 동생곁을 지켰다.
    그의 부모님들은 녀석을 볼때마다
    괜히 불편하게해서 죄송하다고 수시로 이야기 했다.
    아마 그 집에 머무르면서 죄송하다는 소릴 백번도 넘게 들은것 같다.
    동생이 깨어있을땐
    녀석에게 힘없이 말을 걸어왔다.
    동생 : 오빠...
    K : 일어났니.
    동생 : 우리 오빠는 어디 갔어요...?
    K : .......
    동생 : ...?
    K : 너 낫게해줄 약 구하러...
    동생은 그런게 어딨냐고 힘겹게 웃으며 말했다.
    녀석은 말주변이 없었다.
    그녀가 학교다닐때 이야기나
    친구들 이야기를 할때면
    말없이 들어주는것이 녀석의 일과였다.

    가끔 잠들어있던 동생이
    잠결에 고통스러운듯한 신음소리를 낼때면
    여지없이 그 여자가 찾아왔다.
    그럴때마다 녀석은 눈을 감고
    동생의 가슴에 손을얹고 조용히 기다렸다.
    눈을 감고 있는 상태에서
    그 여자가 코 앞에 내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도 느껴졌고
    가끔은 숨이 막히는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녀석때문에 동생에게 손대지 못하는듯 했다.
    그 여자는 한참동안 한기와 기운을 뿜어내다 사라졌다.
    그 여자가 사라지면 동생이 깨어났다.
    동생 : 오빠...
    K : ...?
    동생 : 그 여자... 왔었나요...
    K : 아니...
    동생 : ... 오빠...
    K : 응.
    동생 : 고마워요...
    K : ......
    그렇게
    그 여자가 찾아왔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몇일이 지난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은 시간에
    Y가 집에 돌아왔다.
    시간을 더 지체할순 없기에
    녀석은 바로 Y를 따라나섰다.
    Y가 알아낸 것은
    유코가 그 뒤로 건물에서 투신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고,
    부모나 친척도 없이 오랫동안 혼자 살던 아이였다고 했다.
    유코의 유해는
    알려지지도,
    지명도,
    이름도 없는 작은 신사에 있다고 했다.
    K : 쇼타라는 자식은?
    Y : 죽었어...
    K : 살이있다면 되려 신기한거겠지...
    Y : 죽기 전까지 내 동생처럼 몸에 알수 없는 상처로 시달렸고,
    이상한 여자가 자길 죽이려 든다는 둥 정신발작을 일으켰나봐.
    그래서 정신병원에 감금되다 시피 지내다가,
    결국 아무런 원인도 찾지 못하고 죽었다고 해.
    K : 흠...
    Y : 그녀석 부모들도 병원으로 향하는 와중에
    원인 불명의 교통사고로 둘다 죽었다고 하더군.
    그 부모의 사고도
    그 여자의 짓일거라는 직감이 강하게 왔다.
    그리고 알수 없는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갔다.
    도착한 곳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산.
    오랫동안 사람의 출입이 없었던 듯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자연스래 만들어졌던 산길이
    다시 수풀과 덩쿨로 우거져있었다.
    한참을 산길을 따라가니
    신사가 있음을 알려주는 도리(기둥을 두개 세워 만든 신사의 입구) 가 보였다.
    이상한건,
    무언가를 봉인해놓은 것 처럼
    굵은 동앗줄과 부적같은걸 같이 엮어
    도리의 양 기둥에 가로로 묶어놓았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스님 한명이 빗자루질을 하고 있었다.
    스님 : 이 곳은 참배를 하는 곳이 아닙니다.
    어떻게 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돌아가주십시오.
    녀석은 스님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K : 유코라는 여자를 찾아왔습니다.
    스님 : ... 흠... 당신은...
    스님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안내하겠다고 앞장섰고
    녀석과 Y는 스님의 뒤를 쫓았다.
    스님이 안내한 곳은 유코의 유골이 있는 재단.
    =================================================================================
    퇴마 16
    - 인과율 -
    어떤 상태(원인)에서 다른 상태(결과)가 필연적으로, 즉 법칙에 따라서 일어나는 경우, 이 법칙을 인과의 법칙. 또는 인과율이라고 한다.
    유코의 재단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제단을 장식하던 비목,
    불상도,
    제단도 전부 부서져 있었다.
    녀석이 그 앞에 선 순간
    울컥 하는 강한느낌과 함께
    그리고 부서진 제단에서 느껴지는 그녀가 가진 서러움과 슬픔에
    눈물이 나왔다.
    - 어째서... 왜... 이렇게까지... 도대체 왜... -
    녀석은 말을 잇지 못했다.
    Y는 스님에게 왜 재단이 부서진 채로 방치하느냐고 소리를 질렀고
    스님은 혼잣말 하듯 조용히 얘기했다.
    스님 : 당신도 아시겠지만...
    이 아이의 재단은 몇번이고 부서져 버렸습니다.
    새로 만들고 세워도
    금방 다시 부서지더군요.
    스님은 녀석을 지나 재단쪽으로 가서
    부서진 상자같은 곳에서 유골이 담긴 항아리를 꺼냈다.
    스님이 항아리를 열자.
    유골이 있어야할 항아리에 모래가 가득 들어있었다.
    스님 : 세번째인가 제단이 부서졌을 때
    항아리가 깨지고,
    불이 붙을 수 없는 뼛가루에
    말도 안되게 또 다시 불이 붙어 완전히 사라져 버렸지요.
    이 아이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지독히도 인과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Y : 인과 라는게 도대체 뭐야.
    Y가 소리치듯 물었다.
    스님 : 흠...
    혼령들은 그들의 세상으로 가기 전에
    여러가지 이유로 이곳에 머무릅니다.
    그런 와중에도
    살아있을때와 마찬가지로 다른 혼령을 핍박하고
    다른 혼령 위에 군림하려 드는 혼령도 있을겁니다.
    시덥지 않은 장난 따위를 치려는 혼령도 있을 것이고,
    생전의 원한 따위로 살아있는 존재에게 해를 입히려는 혼령도 있겠지요.
    그치만 법관도, 경찰같은것도 그들에게 있을리 없겠죠.
    인과 는 그들에게 일종의 질서 입니다.
    자신의 어떤 행위에 대해
    그 이상의 벌이나 고통을 스스로 받게 합니다.
    스님이 부서진 재단에서
    향을 꺼내 향을 피우며 얘기했다.
    스님 : 이 아이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육신에 흔적조차 소멸될 정도의 인과를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의 존재 또한 무사하지는 않을것 같아 걱정스럽군요.
    녀석과 Y는 더 이상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녀석은 스님에게 인사를 한 뒤 신사를 나와
    산을 타고 왔던 길을 내려갔다.
    Y : 유코는 우리가 그렇게도 원망스러웠을까...
    K : 주둥아리 찢어버리기 전에 닥쳐.
    Y : 무엇이 그렇게...
    K : 시끄러우니까 재잘대지 말고 닥치라고.
    녀석은 Y의 말을 끊어버렸다
    녀석에게 Y는 더 이상 인간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유코가 가지고 있는 원한과 인과의 일부를
    그녀의 재단에서 느꼈을때
    알수 없는 슬픈 감정이 밀려왔다.
    Y : K군. 난 잠시 들를곳이 있으니 먼저 동생에게 가주지 않겠어?
    녀석은 Y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그의 동생에게 발길을 돌렸다.
    쇼타라는 녀석의 일가족을 몰살시킨 여자다.
    동생을 오랫동안 혼자두면 위험해. 라는 생각에
    더욱 초조해 하며 서둘렀다.
    그렇게 Y의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전화벨이 울렸다.
    Y였다.
    Y : K군.
    K : 뭐요.
    Y : 내가 죽으면... 유코도 내 동생을 용서해 줄까...
    K : 당신 그게 무슨...!!!!
    Y : 부모님에게도...
    동생에게도...
    K군이 적당히 잘 둘러대줬으면 좋겠어.
    K : 이봐!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거야!!
    Y : K군 에게 이런 부탁 해서 미안해
    난 누군가에게 피해만 주고 사네...
    Y : 내 동생...
    잘 부탁해...
    전화기를 어딘가에 내려놓는 소리
    그리고 쿵 하는 소리...
    이어 들리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유코에 대한 사과의 의미였을까.
    동생대신 자신의 목숨으로 대신하자는 등가교환의 의미였을까.
    Y는 유코처럼 스스로 몸을 던져 자살했다.
    =================================================================================
    퇴마 17
    녀석은 고민했다.
    Y에게 가야하나 아니면 Y의 부탁대로 동생에게 가야하나.
    녀석은 일단 Y가 무사하기를 빌며
    동생쪽으로 발길을 재촉하기로 했다
    Y가 죽는다면 그것이 그의 마지막 유언이고 부탁이 될 테니...
    Y의 집앞에 도착하자
    녀석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자동으로 정리되었다.
    그 여자가 왔다...
    한기가 아닌...
    집 밖으로까지 지독한 살기를 내 뿜으며...
    녀석은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사우나에 들어온것 처럼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어머어마한 살기로 가득차 있었다.
    Y의 부모님이 기절해 있는 것이 보였고
    동생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자
    그 여자가
    동생의 목을 움켜잡고 들어올린채 서있었다.
    동생은 버둥거리지도 않고
    축 늘어져 시체처럼 그 손에 매달려 있었다.
    K : 그만둬!
    K : 아무 상관도 없는 애한테 뭘 어쩌겠다는거냐!
    녀석이 소리쳐도 그 여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는 중에도 점점 동생은 조금씩 기운이 사라져 갔다.
    이대로 두면 정말 죽겠다 싶어서
    녀석이 달려가 그 여자의 어깨를 잡았다.
    형체를 스스로 만든 혼령...
    동생 만큼이나 이 여자도 위험했다...
    그 여자의 어깨를 잡자.
    차가운 기운을 넘어서
    손이 타버릴 듯한 냉기가 느껴졌다.
    드라이아이스 보다 더 차갑고 뜨거운 느낌.
    그 여자는 동생을 내려놓고
    녀석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 여자의 몸에서 지저분한 밧줄들이 솟아나와
    녀석의 몸을 휘감고 목을 조르며 감겼다.
    유코를 고통스럽게 했던 그 밧줄...
    =================================================================================
    퇴마 마지막
    밧줄이 목에 조여드는 힘이 너무 강해
    녀석은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그때 그 여자의 몸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이러...지마... 이...러지마...』
    『잘...못... 했어... 요...』
    『살려주...세...요...』
    K : 유코...
    녀석이 나지막히 내친 순간
    유코의 혼령은 멈칫 하며 밧줄에 힘이 풀렸다.
    K : 도대체 왜 이런짓을 하는거냐...
    녀석의 물음에 유코는 그제서야 천천히 대답했다.
    유코 : 놈들은 나에게 모든 것을 앗아갔다...
    소소한 기쁨, 애정, 기대, 희망까지...
    K : 그래서 기다렸나?
    저 아이가 네 나이였던 17살이 될 때까지?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K : 예상했던데로,
    Y의 눈 앞에서 저 아이를 먼저 죽일 작정이었군.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지?
    Y는 이미 죽어버렸을지도 모르는데.
    유코 : ......
    K : Y는 당신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그리고 자신을 동생을 살려달라는 의미로...
    당신과 똑같이 투신했다...
    유코 : ......
    유코 : 이젠... 상관 없다.
    유코의 혼령이 다시 동생쪽에게 다가갔다.
    K : 그만둬!!!!
    K : 더 이상 인과를 쌓지 말란 말이다!!
    녀석의 소리침에
    유코의 혼령이 다시 멈춰 녀석을 바라봤다.
    K : 당신의 유해도 사라져 버렸어.
    더 죄를 지으면... 정말로 소멸되어버릴지도 몰라...
    유코 : 그런걸... 두려워 했을거라 생각해...?
    K : 왜 그렇게 긴 세월을 고통스러워 하는거지...
    한번쯤은...
    단 한번쯤은...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았으면...
    한번쯤은...
    이기적이어도 되는거잖아.
    한번쯤은 자신만을 위해서 살아도 되는거잖아.
    복수 같은 것에도,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위해 살아도 되는거잖아.
    당신...
    더 이상 어떤 존재로도 남아있지 못하게 된단 말이다...
    녀석이 절규하듯 애원하듯 유코에게 외쳤다.
    그리고 계속 밧줄에 목이감겨 서서히 정신도 희미해졌다.
    유코 : 이미... 늦었다...
    유코가 다시 몸을 천천히 움직였다.
    이젠 정말로 동생도...
    어쩌면 자신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코 : 살아있을때 단 한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

    유코 : 너무... 늦어버렸네...

    녀석의 몸에 감긴 밧줄이 풀리고
    유코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걸까.
    녀석은 기절해 있던 Y의 부모님을 깨워
    그의 부모님에게만 Y의 사고 소식을 전했다.
    후에 그의 동생은 건강을 되찾았고
    그 후로 녀석은 도망치듯 한국에 잠시 들어왔다.
    녀석은 한국에 오자마자 할아버지 댁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터미널로 마중을 나와계셨다.
    녀석을 보자마자 할아버지는 녀석을 안아주었다.
    할아버지 : 수고했다...
    그 한마디에 녀석은 어린아이처럼 울었다고 한다.
    터미널 대합실 한복판에서...


    역시 소설의 향기를 떨칠수없네요. 그냥 재미로 읽어주세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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