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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시대 한마을의 이야기

Minerals : 110,933 / Level : 일병 일병
2025-09-08 00:44:30 (4개월 전) / READ : 125

    조선시대 한 고을에 지아비에 대한 공경이 유달리 지극한 아낙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아낙의 지아비가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장안의 명의들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번엔 용하다는 무당을 찾기 시작했다.

    소문을 듣고 찾아간 무당은 땀을 뻘뻘 흘리며 점괘를 내기 시작했다.

    "훼이! 잡귀야 물렀거라.

    인왕산 귀신이 노랬구나.

    재 너머 인왕상엘 가면 커다란 나무가 바위를 가로 막고 있어.

    그래서 자꾸 아픈 거야.

    오늘 밤 자시에 그 나무를 잘라 놓도록 하여라.

    아픈사람과 함께 가면 좋겠지만 거동을 못한다니.

    피붙이라도 데려가는게 좋겠구나."

    아낙은 자정이 되기를 기라뎌 이제 갓 돌을 넘긴 아기를 등에 업고,

    새파랗게 날을 갈아 놓은 낫을 들고 인왕상으로 향했다.

    대낙에도 호랑이가 나온다는 인왕산을 무서운 것도 잊을 채 아기를 업고 오르다 보니

    한겨울 이었는 데도 바지땀이 흐르고 있었다.

    저만치 무당이 말한 바위를 가로막고 있는 나무가 보이자,

    금방이라도 산 속에서 귀신이 뛰어나와 잡아갈 듯한 공포가 갑자기 밀려왔다.

    아낙네는 낫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사방에서 겨울바람이 휘몰아쳐 비녀를 꽂은 머리카락이 하나씩 풀어지기 시작했다.

    아낙은 어서 빨리 끝내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황급히 나무를 내리치려고

    낫을 높이 쳐든 순간 무엇인가가 뒤에서 머리를 휙하고 낚아채는 것이었다.

    이젠 죽었구나 하는 생각에 두눈을 감아버렸다.

    그러고는 뒤를 향해 낫을 든 손을 휘둘러댔다.

    그리고는 돌아볼 것도 없이 자신을 잡아 당기는 잡귀를 향해 낫을 휘둘러댔다.

    그리고는 얼른 단 칼에 나무를 베어버리고 한걸음에 산을 내려왔다.

    그간의 공포심이 한꺼번에 밀려 와서인지 아낙은 옷뿐만 아니라

    아기를 업은 포대기 마저 땀에 흠뻑 젖은 듯이 느껴졌다.

    안도의 숨을 쉬며 집에 돌아와 아기를 내려 놓으려고 포대기를 돌린

    순간 아낙의 눈에 보인 것은 목이 떨어져 나간 아기의 몸덩어리와 피로 물든 자신의 옷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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