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12월 동안에는 다섯 권의 책을 읽었네요.
한 독서모임에 지속적으로 나가면서 읽은 책들입니다.
1. 알렉상드르 뒤마, 〈검은 튤립〉, 1850년, 민음사, 380p
〈삼총사〉,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뒤마의 소설.
뒤마의 소설은 처음 읽어봤어요.
뒤마는, 심오하거나 대단한 내용을 쓰지는 않은, 단지 많이 팔린 책을 쓴 통속작가로도 분류되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로 내용이 크게 어렵지 않고, 별달리 특이한 부분은 없는 소설입니다.
최근에도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이 유행했지만, 이러한 과열 투기의 시초는 17세기 중반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하죠.
그런 튤립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대체로 무척 평이합니다.
물론 평이한 만큼, 재미는 좀 없다는 사람들의 평가가 있었어요.
2. 장 폴 사르트르,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1946년, 문예출판사, 240p
실존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 사르트르.
사르트르가 실존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강연을 열었고 동료 철학자들과 토론을 했는데 그것들을 수록한 책입니다.
책은 200페이지 가량이지만 사르트르가 쓴 본문은 약 60페이지에 불과하고 그 이후는 까뮈를 비롯한 다른 철학자들과 토론한 내용들이에요.
저는 본문만을 읽고 토론부분은 읽지 않았습니다.
사르트르가 '저술'한 것이 아니고, 강연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보니 책 내용이 아주 자연스럽지는 않아요. 어렵기도 하구요.
후반부로 갈수록 뻘소리가 많아서 책장이 안넘겨진다는 평이 많았어요.
다만 제 생각으로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꽤 짧은 텍스트 안에 요약했다는 점에서는 읽을만한 것 같아요.
독서모임에 나온 다른 분이 추천해주시길, 이 책보다는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http://www.yes24.com/24/goods/20675913)이라는 책이
마치 자기계발서처럼 쓰여있어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에 대한 입문용으로는 더 괜찮고 쉽다고도 말하더라구요,
3.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 1864년, 민음사, 232p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은 전기문학과 후기문학으로 나뉘는데
후기문학에 도스토예프스키의 걸작들인 〈죄와 벌〉과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등이 몰려있다고 해요.
그리고 후기문학이 시작되는 작품이 바로 이 〈지하로부터의 수기〉라고 합니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고, 1부는 수기형식으로, 2부는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1부는 67페이지에 불과하지만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게 힘겨워요.
어떤 미친 사람이 이상한 사상을 논리적이지도 않게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것을 읽어야 합니다.
하지만 2부의 소설은 비교적 쉽게 읽히고, 또 2부를 읽고 나면 비로소 1부에서의 그 이야기들을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1부-2부 순으로 읽었다가 다시 1부를 읽게 되는. 그런 책인 것 같아요.
4.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 1866년, 열린책들, 약 900p
사실 〈죄와 벌〉은 이번에 세 번째 읽는 것이었어요.
고등학교때 한 번, 대학교 때 한 번 읽었는데,
고등학교때는 어떻게 읽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대학교때는 열심히 읽었었던 기억이 있네요.
대도시에 상경해 하숙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대학생의 모습에 많이 공감을 했었어요.
도스토예프스키는 각 인물들에 대한 심리묘사를 치밀하고 상세하게 해놓았어요.
그래서 책이 만만치 않고 또 열심히 읽느라 12월 한 달을 쏟아서 읽었어요.
내용이 꽤 방대하고, 너무나도 많이 읽히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 소설 하나만 놓고도 정말로 여러가지 주제에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설을 다 읽고 나서, 한 교수님의 강연을 봤는데 (https://tv.naver.com/v/658439)
이 교수님은 〈죄와 벌〉의 주제를 "좁은 방(좁은 정신)에서 벗어나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네요.
5. 다자이 오사무, 〈사양〉, 1947년, 민음사, 188p
〈인간실격〉(1948)이 다자이 오사무의 자살(1948) 이후에 유명해진 대표작이라면
〈사양〉(1947)은 작가 생전에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고 하네요.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소설들에 비해서 문장들이 참 멋들어집니다.
다른 소설들에서도 비슷한 문체를 쓰긴 하지만
특히 이 〈사양〉에서 문장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고, 구성 하나하나가 참 멋있게 배치되어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MPL2 결승날 코엑스 안에 있는 도서관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한 번 읽기 시작하자마자 아주 빠르게 빨려들어가게 되더군요.
〈인간실격〉이 파멸해가는 한 남자를 이야기하고 있다면
〈사양〉에서는 점점 스러져가는 한 가족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특히, 화자인 여자가 비극적인 결말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모습이 매우 쓸쓸하게 보이더군요.
아마 독서는 여기까지.
2019년부터는 책을 잘 읽지 않을 것 같네요.
하지만 혹시나 읽게 되면 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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