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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의 수다- 인상깊은 부분

Minerals : 936,295 / Level : 상병 상병
2018-09-23 10:43:59 (7년 전) / READ : 488

    고키야, 괜찮니? 사실 아저씨 아빠도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돌아가셧단다. 지금 네 나이랑 비슷할 때였지.

     

    그랬구나 아저씨, 나 이제 아빠 못 만나?

     

    아마 주위 어른들은 '못 만난다'고 대답하겠지. 그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믿거든. 이 아저씨는 어렸을 때 아빠가 돌아가셨지만 그날부터 주욱 아빠랑 함께였어.

     

    그게 무슨 뜻이야?

     

    예를 들어서 학교에는 행사가 참 많지? 수업 참관도 있고 운동회도 있고 학에회도 있고. 모든 행사에 다 오는 아빠도 있니?

     

    없어. 일 때문에 바빠서 운동회 정도만 오거든.

     

    고키야, 네 아빠는 다른 아이들 아빠보다 훌륭하시단다. 오늘부터 학교 행사는 물론이고 모든 장소, 모든 시간에 너와 함께 계실 거거든. 하지만 아저씨도 어른이 되어서야 깨달았어. "죽었기에 주욱 함께 있어 줬구나"하고 말이야. "살아 있었다면 오지 못했을 곳에도 와 줬구나"하고.

     

    죽었는데 주욱 함께 있어?

     

    생각해 보렴. 살아 있으면 서로 다른 고에서 생활하게 되잖니.

    아빠에게는 아빠 일이 있고, 너에게는 네 학교가 있으니까. 제아무리 훌륭한 아빠라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아이와 주욱 함께 있어 주진 못하거든. 하지만 아저씨의 아빠랑 너의 아빠는 달라. 살아 있는 아빠가 절대 못하는 일을 죽은 아빠는 할 수 있단다. 죽은 아빠는 죽은 아빠라서 좋은 점이 있어. 살아있는 아빠는 살아 있는 아빠라서 좋은 점이 있고. 그럼, 우리 아빠들의 좋은 점을 찾는 편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진짜네! 아저씨, 굉장하다. 죽은 아빠의 좋은 점을 찾아봐야겠어. 사실은 나, 하나도 안 슬퍼. 그래서 아빠가 죽은 날에도 애니메이션을 봤어. 하지만 엄마는 계속 울고 친척도 다들 울었어. 그래서 내가 힘내라고 했거든. "왜 울고 있어? 많이 웃는 편이 즐거운데!"하고. 그랬다가 중학생 누나한테 혼났어. "넌 마음도 없니. 슲해야 하는 거야!"하고

     

    어른들은 너에게 가르쳐 주려고 한 거란다. 자기들이 배운 방식을 말이야.

     

    나, 계속 웃고 싶었는데. 이틀 동안 "이제 만날 수 없는데, 슬프지 않니?" 이 말 100번은 들었고 "주위 사람들을 좀 보렴" 이 말도 여러 번 들었어. 그래서 이젠 알아. 사람이 죽으면 울어야 한다는 걸. 그런데 아저씨가 와 줬어. 아저씨 얘기가 더 맞는 거지?

     

    아니, 어느 한 쪽만 맞는 건 아니란다. 어느 쪽이든 네가 믿으면 돼.

     

    난 웃고 싶단 말이야! 훨씬 더 많이 웃고 싶어!... 어? 이상하네. 아저씨랑 얘기하고 나니까 막 눈물이 나와. 처음이야. 어제까지는 눈물이 하나도 안 났는데. 흑흑

     

    그게 자연스러운 눈물이란다. 배워서 나오는 누물이 아니라 진짜 눈물이지. 그러니까 지금은 그냥 울어버려. 울고나면 실컷 웃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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