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와 무문관에 나오는 14칙 공안 <남전참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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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사
2021-04-18 08:05:56 (5년 전) / READ : 758
무문관 제14칙 - 남전참묘南泉斬猫
남전南泉 화상이, 동서 양당에 모여 고양이를 놓고 다투는 것을 보고 화상은 고양이를 손에 잡아들고 말하기를 "대중아! 한마디 이르면 이 고양이를 살릴 것이요, 이르지 못하면 죽일 것이다." 하였다. 그러나 대중은 아무도 대꾸하는 사람이 없으니 마침내 고양이의 목을 낫으로 베었다.
그날 밤, 조주趙州가 밖에서 돌아왔다. 남전이 이 말을 하니 조주는 곧 짚신을 벗어 머리에 얹고 밖으로 나갔다. 이를 본 남전이 말하였다.
"네가 있었던들 저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을!"
무문이 평한다.
자! 일러라! 조주가 짚신을 머리에 인 듯이 무엇인가? 만약 여기에 대하여 한마디 이를 줄 알면 곧 남전의 영令이 헛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될 것이나, 그렇지 못하다면 위험하리라.
송으로 이른다.
만약 저때에 조주가 있었던 들
이 영令을 거꾸로 행하였으리.
조주가 덤벼들어 칼을 빼앗으면
남전도 애걸복걸 항복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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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뜻깊은 공안.
금각사에서는 불구자에게는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극강의 미라는 의미로 고양이를 메타포로 삼지만 무문관의 공안에서는 번뇌와 깨달음의 매개체로 쓰였음.
기회가 되면 두 책 모두 읽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