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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 소피스트 '거짓말이 어떻게 가능한가?' [1]

Minerals : 2,559,414 / Level : 중사 중사
2020-01-03 23:30:24 (6년 전) / READ :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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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짓말이 어떻게 가능한가?

     

     고대 그리스에서 참된 것에 대한 정의를 있는 것을 있다하고, 있지 않은 것을 있지 않다라고 하는 것이 참이다. 반대로 거짓은 있는 것을 있지 않다 고하거나, 있지 않은 것을 있다라고 할 때 거짓이 된다. 즉 존재와 사유의 일치성이 참과 거짓을 가르는 기준점이다. 그런데 존재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거짓말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하냐? 라는 심각한 물음이 나온다. 왜냐하면 인간의 사유는 오로지 있는 것들에 대한 사유인데, 있지 않음을 사유한다는 것은 곧 로써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고대 형이상학의 기본 전제로 깔려있는 무로부터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명제 때문이다. 그래서 있지 않는 것을 있는 것이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있지 않는 것을 있다라고 말하는 거짓말 또한 원칙적으론 불가능하다. (있는 것을 있지 않다 또한 마찬가지로, 유가 무로 변하는것도 불가능하다)라는 결론으로 수렴된다.

     

     

    플라톤은 [소피스트]에서 거짓 진술이 어떻게 가능한지 다룬다. 그런데 거짓은 있지 않음과 밀접하게 관계한다. 왜냐하면 거짓은 속임을 믿게 될 경우 발생한다. 이때 속임이 가능한 근거는 있는 것들과 (사실과) 반대되는 것이(240a) 가능함으로써 속임이 발생하고 이를 믿게 됨으로써 거짓 믿음이 있게 된다(240a) 따라서 있지 않은 것을 있다고 말을 한다면 그 진술은 거짓이 된다. (241a)

    [소피스트]에 등장하는 손님은 소피스트를 다양한 방식으로 규정한다. 그중 마지막 규정은 말을 통해 젊은이들을 현혹시키고, 모든 것을 아는 지혜롭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자로 보여지며 놀라움을 만드는 종류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주장한다. 이때 만듦은 모방술을 의미한다. 손님은 다시 모방술을 둘로 쪼개고, 닮은꼴 제작술과 유사닮음 제작술로 구분하지만, 소피스트를 어디에 귀속시켜야 할지 판단이 안 선다면서 새로운 난제를 제시한다.

    모방술과 소피스트의 관계를 규정짓기 위해서 손님은 그렇게 보이거나 그렇게 믿어지는 것, 그리고 어떤 것을 말하지만 참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236e) 일종의 속임과 거짓에 관한 주제로 전환한다. 이 속에서 손님은 소피스트를 거짓말을 생산하는 자로 파악하고자 한다.

    그런데 거짓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있지 않은 것이 있어야 한다(237a) 여기서 딸려오는 어려움은 거짓말을 하는 자가 실제로 있다는 점에서 거짓말은 있지만 거짓말은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는 점에서 있지 않음이 있게 된다.

    어떻게 있지 않은 것이 실제로 있을 수가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있지 않은 것이 있다면 서로 모순에 빠지지 않고 어떻게 말되어질 수 있을까?

    엘레아에서 온 손님은 자신의 스승인 파르메니데스의 경구 있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 결코 강제되지 않도록하라는 말과 함께, 있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려 한다. 있는 것은 하나, 있는 것들은 여럿이라는 양적 규정인 수로써 파악된다. 이런 주장 내면에는 있는 것은 무엇과 결합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있는 것에로, 어떤 다른 있는 것이 덧붙여질 수 있습니다.”(238a) 반대로 있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있지 않기에 덧붙여질 토대가 없고, 말조차 되어질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아무것도 아닌 것, 모든 있는 것들로부터 고립되어진 채 그 표현만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고(237d) 결국 그런 자는 아무것도 아닌 것을 말하고(237a) 올바르게 언표될 수도 없다. (238e)

    그런데 있지 않음을 말하는 손님 자신과 소피스트를 고려할 때 있지 않은 것이 말해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손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게 된다.

     

    있지 않은 것은 하나에도 여럿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내가 상정했을 때, 나는 조금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그것을 하나로써 말을 한 셈입니다. 왜냐하면 있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죠,”

     

    손님 자신은 있지 않음과 수를 결합하고 있음을 말한다. 앞서 본 것처럼 있는 것에 결합하는 수는 어떤 것을 말하기 위한 근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있지 않음에 ~, ~것들이라는 양적 규정이 결합한다면, 앞서 파르메니데스의 경구에 따라 있지 않은 것은 결코 사유 될 수 없게 하라는 주장과 모순되므로 이제 있지 않은 것을 자신의 주장에서 찾지 않은 것을 선언하며(239b) 다른 방법을 물색한다.

    그러나 손님은 여전히 소피스트를 거짓을 만드는 자로서 파악하고자 모상의 의미를 다시 규정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모상은 참된 것과 비슷하게 만들어진 그와 다른 것(240a)으로 규정함과 동시에 닮은 것과 참된 것과 대비시킨다. 참된 것은 정말로 있는 것으로 있지만 닮은 것은 정말로 있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닮은 것은 참되게 있지 않지만 닮은 것은 있음과 있지 않음의 얽힘과 꼬임에 의해 결합된 것처럼 보인다.(240c)는 주장을 통해 있음과 없음 양극단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제 있음과 없음의 사이인 중간항의 영역을 살펴보려 한다. 손님은 있지 않음을 사유의 길로부터 차단하라는 파르메니데스 주장 극복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손님은 먼저 있는 것들에 관한 새로운 주장을 펼치기 위해 파르메니데스와 그 밖에 모든 이가 있는 것들에 관해서 말해온 방식에 관한 방법적 비판을 먼저 수행한다. 손님에 말을 따르면 그들은 있는 것들을 옛이야기처럼,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혹은 뮤즈들이 속삭이듯 부주의한 방식으로 말했다.(242d) 이런 방식은 시적 언어로 있는 것들을 표현한 것이다. 시가술은 회화술과 마찬가지로 대상을 모사한다는 점에서 정말로 있는 것을 표현하지는 못한다. 이런 기술로 파악된 대상에는 참으로 있는 것은 파악될 수 없다. 손님은 그동안 행해졌던 시가술을 통한 설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방법인 자세히 물어보는 탐구의 방법(243c)으로 그동안 있는 것을 둘로, 있는 것을 하나로 그리고 있는 것을 물질로 형상으로 말하는 각각의 주장을 살피며 자신의 주장으로 나아간다.

     

    손님은 이제 자세히 물어보는 방식에서 나아가 있는 것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한다. “나는 있는 것들을 구분해주는 표지로서 다음과 같은 것을 놓습니다. 즉 그것들은 능력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아닙니다. (247e)” 이때 작용은 작용을 겪거나 작용을 하는 능력이며. (248a) 이 능력이 어떤 것에 조금이라도 있게 되면 이를 있는 것들에 관한 충분한 표지가 된다. (248c) 손님은 이 원리로 있는 것은 정지해있다는 형상의 친구들을 논파한다. 그들이 있는 것을 말한다면 있는 것을 인식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인식함이 일종의 작용이라면 인식되는 것은 작용을 겪는 것이 필연적이다. 이 설명에 따르면, 존재는 인식에 의해 인식된다. 그리고 인식되는 한 그것은 겪게 됨으로써 그만큼 운동하게 된다. (248e)

    그런데 우리가 있지 않음을 이해하고 말을 하는 한에서 있지 않음은 우리의 인식에 작용과 겪음을 받는다. 따라서 이 능력을 있는 것들의 표지로써 둔다면 있지 않음은 있고, 있지 않음의 형상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있지 않음의 형상은 있는가? 아니면 있지 않음은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가?

    손님은 있지 않음을 알기 위하여 있는 것들을 먼저 캐묻기 시작한다. 그는 첫 번째 작업으로 앞서 논의된 있는 것에 대한 상반된 입장인 운동과 정지를 모두 있는 것으로 둔다. 그러나 차이점은 앞서 논의된 사람들은 있는 것의 본성을 정지와 운동으로 두었지만 손님은 운동, 정지와 있는 것을 분할시켜 개별적 유로 확보하고 세 유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확보한다. 운동과 정지는 서로 결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있는 것은 정지, 운동과 결합한다. 왜냐하면 운동과 정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는 셋이 된다. 왜냐하면 각각은 서로 다르지만, 자기 자신과 동일한 것이다. (254d) 그런데 손님은 유들의 관계규정에 있어서 사용된 동일한 것과 다른 것은 별개의 유인지 그게 아니라면 세 유 중에 어떤 것에 포함되는지 문제를 제기한다. (255a)

    손님은 동일함과 다름은 운동과 정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동일성과 다름은 운동과 정지와 같은 것이 될 수 없다. 운동과 정지에 동일성 혹은 다름이 그 둘에 공통으로 속한다면 그 사실에 의해서 서로 전혀 섞일 수 없는 운동과 정지가 그 둘 중 하나와 동일한 본성을 갖도록 강제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동일한 것과 있는 것이 하나라는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만약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 어떤 차이도 없다면, 운동과 정지가 있다고 말함과 동시에 있음과 정지를 동일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은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 같을 경우 나타나는 부조리를 통해 동일함을 네 번째 유로 확보한다.

    다음은 다른 것이 개별적 유인지 아니면 있는 것하나의 유에 대한 어떤 두 이름(255c)이라고 보아야 하는지 묻는다. 손님의 답은 각각은 구분된다는 것이다. 이 의미를 분명하게 말하기 위해 있는 것들 중에서 그것들은 항상 그 자체로 말해지고 그리고 또 어떤 것들은 항상 다른 것들과 관계해서 말해진다. (255c)“고 말한다. 따라서 다른 것은 항상 다른 것과 관계한다.

    만약 있는 것과 다른 것의 차이가 없다면 이런 구분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손님은 이제 다른 것의 유는 모든 것을 관통한다고 주장하며. (255d) 다른 것의 유와 기타의 유들이 어떻게 관계하는지 논의한다. 그에 따르면 각각이 다르게 되는 이유는 자기 자신의 본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것의 유와 관계해서이다. 나아가 다른 것의 유가 기타의 유들과 어떻게 관계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있지 않음이 어떻게 있는지 파악하는 규정이다. 바로 이 속에 있지 않음이 숨어있다. 손님은 말한다.

    운동은 정지와 다르다./운동은 정지가 아니다. / 운동은 있는 것의 몫을 나눠 같기에 있다. /운동은 동일한 것과 다르다. /운동을 동일하지 않다. /운동은 동일한 것이 있다. /따라서 운동은 동일하다256a) 운동은 동일한 것이기도 하고 동일한 것이 아니기도 하다. 운동이 동일하면 그것은 자기 자신에 따라 관계해서 동일하고 동일한 것이 아니라면 다른 것에 관계해서이다. 마찬가지로 있는 것이 자기 자신과 관계한다면 있는 것이고 있는 것이 다른 것에 관계해 있다면 있지 않다. 따라서 다른 것의 본성은 각각의 것을 있는 것과 다른 것으로 만듦으로써 각각을 있지 않은 것으로 만든다. (256e)

    이러한 관계로 본다면 있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들이 그 자체로 말해지기 위해서는 있는 것이 동일성의 유에 참여해야 하고, 어떤 것들이 항상 다른 것들과 관계해서 말해진다면 다른 것의 유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있는 것들 중에서, 어떤 것들은 항상 그 자체로 말해지고

    어떤 것들은 항상 다른 것들과 관계해서 말해진다는 점(255c)

     

    유의 관계 속에서 있지 않음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는지 밝힌 후 손님은 말의 방식에서 있지 않음이 나타나는 방식을 밝힌다. 우리가 어떤 것의 반대되는 것을 말할 때, 어떤 것의 반대가 아니라 다른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크지 않다는 것이 곧 작은 것을 지시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부정어의 표현 자체가 부정 대상의 반대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있다라는 사태가 아님을 뜻한다.

    따라서 있음의 아님은 있지 않음이란 절대적 무가 아니라 있다 라는 사태가 아닌 것 즉 있음의 다름이 된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있지 않은 것을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되고 거짓말이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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