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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탭: 안뇽s

[이벤트] 첫사랑 연애썰

Minerals : 72,817 / Level : 상병 상병
2025-07-11 09:45:11 (7일 전) / READ : 189

    어느 날,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어요.

    받아보니 초등학교 반장이었다는 녀석이더라고요.


    “시간 되면 애들끼리 모여서 동창회 하자.”


    그렇게 동네 친구 몇 명이 모여

    조그마한 동창회가 열렸어요.


    사실, 그냥 얼굴이나 잠깐 보자는 자리였겠지만

    저는 괜히 설레더라고요.

    초등학교 때 좋아하던 첫사랑이 있었거든요.


    어린 마음에 고백도 못 해보고

    시간만 흘렀던 그 시절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었죠.


    그 애가 나올까…

    물어볼까 하다가

    내성적인 성격 탓에 말도 못 꺼냈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동창회에 나갔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 그 애가 나왔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제 짝궁이었던 아이.

    그리고 제 첫사랑.


    오랜만인데도

    딱 보자마자 알겠더라고요.


    예전이랑 똑같은 눈웃음.

    조용하고 수줍은 분위기도 그대로였어요.

    그 눈빛이…

    참 이상하게도 어릴 적 기억을

    선명하게 꺼내오더라고요.


    근데 막상 마주하니까

    그 애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고,

    괜히 저만 혼자

    모쏠아다처럼 들뜬 건가 싶었어요.


    적당히 술만 조금 마시다가

    그렇게 어색하게 헤어졌습니다.


    며칠 뒤, 친구들끼리 모여 얘기를 나눴어요.

    “야 나 초등학교 첫사랑, 동창회에서 만났어.”

    “아직도 예쁘더라…”


    그랬더니 친구들이

    “야, 그럼 뭐라도 했냐?”

    “뭘 어떻게 해 ㅋㅋ 그냥 보고만 왔지…”


    순간 다들 비웃더라고요.

    “야 진짜 ㅄ이냐?ㅋㅋ 반장놈한테 번호 물어봐, 연락이라도 해봐!”


    결국,

    용기 내서 반장한테 연락해서

    그 애 번호를 물어봤어요.


    그리고…

    짧게 문자 하나 보냈죠.


    “안녕?”


    …답장이 왔어요.


    “누구세요?”


    순간 식은땀이 쭉 났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데,


    갑자기 먼저, 그 애가 말했어요.


    “혹시… 너 ○○○야?”


    그제야 긴장이 풀렸고

    “맞아”라고 답장했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됐어요.


    알고 보니

    반장이 먼저 연락해서

    “○○가 네 번호 물어보는데 줘도 될까?”라고 물어봤다더라고요.


    그 뒤로는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안부에서 시작해서,

    서로의 일상까지 나누게 됐고

    몇 번 더 따로 만나게 됐죠.


    지금은요,

    그 애가 제 여자친구예요.


    가끔 같이

    초등학교 근처를 산책하러 가요.

    예전엔 그냥 스쳐지나던 골목길, 놀이터, 분식집이

    이젠 둘만의 추억이 덧입혀진

    조금 특별한 장소가 됐어요.


    생각해보면요,

    첫사랑은 꼭 어릴 때 끝나야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어른이 되어서야 시작되는 첫사랑도 있어요.


    가끔은 지금도 신기해요.

    예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가

    이제는 같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됐다는 게요.


    연애,

    꼭 새로운 만남에서 시작될 필요는 없더라고요.

    가끔은, 오래된 인연이 다시 피어나기도 해요.


    그래서 말해주고 싶어요.


    혹시 어릴 적 누군가가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면,

    그건 어쩌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몰라요.


    사랑은,

    기억 저편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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