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오래전이긴 한데

그냥 뭐 되게 강렬한 경험이어서 적어봄

스타 대학판 한창일 때, 래더에 이클립스 들어가던 시절 쯤에

래더 돌리다보면 아프리카에 있는 여자 비제이 또봉순이란 사람을 꽤 자주 만났었음

잘한다는 느낌은 한 번도 못 받고, 딱 무색무취 1800 저그 수준으로

거의 매번 게임 시간 10분 되기 전에 게임 박살난 상태로 나가던 비제이였는데

(분명히 1800점대 현지인들 중에서도 확실히 장점이 보이는 사람이 있긴 한데, 또봉순씨는 진짜 무색무취에 아무 장점이 없었음)

어느 날 보니까 아프리카 리스트에 또봉순+짭뉴다 뇌대리 << 이런 방제가 보이길래

점수대 맞춰서 실제로 겜을 해봤었음 (겜 잡히는 사운드 뜰 때 미리 방송 꺼놓고)

첫 판은 버미어 가로 방향이었는데, 내가 포지더블 하면서 초반부터 진짜 개 귀찮게 별 짓 다 했는데

저그가 짭뉴다씨 시키는 대로 -> 5해처리에서 압박 넣는 식으로

딱 특정 타이밍에 오버 속업 누르고, 히드라 계속 찍고, 스톰업 되기 전에 어택땅 찍으세요 하고 몰려오니까

캐논 부랴부랴 지어지기 전에 실제로 뚫리고 져버림

속으로 굉장히 당황스러우면서도, 막상 지니까 나름대로 좀 불타고 얼굴 시뻘개져서,

바로 돌려서 또 만나게 됨

(그 때 당시에 밥 먹고 맨날 스타만 하던 시절이라 2400 여러번 찍던 시절)

두 번째 판은 이클이었는데, 마찬가지로 온갖 겐세이 다 넣으면서 개귀찮게 흔듬 (프로브부터 질럿 사업드라군 커세어 다크 콤보로)

그렇게 사이즈는 내가 유리하게 만들어놨는데

진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짭뉴다씨가

'토스 병력 저기랑 저기에 나눠져 있으니까, 러커 전부 다 땡겨서 토스 앞마당으로 가고 히드라 전부 어택땅 박으세요'

딱 이 오더 하나 딱 내리니까

4멀티 수비하러 간 약 1.5부대 병력이 러커 때매 퇴로가 막히면서

어어 하면서 진짜 갑자기 역전되기 직전까지 가게 되더라

오더로 극복하기 힘든 기본기 차이 때문에 (렐리 다 땡기고, 라바 최대한 안 쉬고, 러커 습관적으로 만들면서 히드라 스톰 피하고 등등)

간신히 토스 앞마당에 있던 저그 병력 걷어내고 이기긴 했는데

와 스타라는 게임이, 진짜 딱 병력 배치하는 그 한 수 한 수가 실력에 직결되는구나 하고 

정말 뼈저리게 느끼는 경험이었음

그 당사자인 또봉순씨는 지금도 전혀 성장하지 않은 채로

맨날 그 상태 그대로 겜하고 있던데

별 대단한 기억은 아니지만, 글로 정리하고 싶어서

여기에다가 남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