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카미죠 카즈키(上條一輝)
제목: 폴터가이스트의 죄수(ポルターガイストの囚人)
출판정보: 도쿄소겐샤 2025년 6월 27일 출간
줄거리: 젊을 적 전대물의 배우로 인기를 끌었지만 잠깐의 실수로 스캔들에 휘말린 후 조단역만을 전전해온 도죠 쇼고는, 아버지가 뇌졸증으로 쓰러지게 되자 본가로 돌아오게 된다. 쇼고가 돌아온 날부터 집 안에서 기묘한 소음이 들리거나 물건이 움직이는 괴현상이 벌어지고, 집을 방문한 이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뒤에 서있는 듯한 인기척과 시선을 느끼게 된다. 의뢰를 받고 집을 방문한 유튜버 '아시야 초상현상조사'의 하루코와 코시노는, 이 현상의 정체가 폴터가이스트일 것이라고 추정하지만 확신을 가지지 못 한채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로인해 현상이 멈춘 것처럼 보였으나, 얼마 후 쇼고가 행방불명되고 관계자들의 죽음이 잇따른다.
리뷰: 2023년 신설된 제1회 소겐 호러 장편상을 수상하고 데뷔한 카미죠 카즈키의 <심연의 텔레패스(深淵のテレパス)>의 속편이다. 전작이 정발되지 않았기에 전작에 대한 소개도 겸하자면, 작중 오컬트적인 현상을 겪는 인물이 등장하고, 이에 광고회사에 일하는 짬짬이 초상현상을 취재하여 유튜브에 올리는 하루코/코시노 콤비가 조사에 착수하는 내용이다. 초상현상에 대해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예단하지 않고 조사와 추론을 하는 과정이 꼼꼼하게 그려지는 호러 미스터리 소설이다.
"초상현상은 존재하지만, 시시하다" 라는 게 기본적으로 전작부터 이어지는 이 시리즈의 기본 골자인데, 작중에서는 그러한 인식을 아득하게 초월한 초상현상이 심령현상처럼 불길하고 두렵게 나타나면서 하루코/코시노 콤비가 협력자들과 함께 분주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편에서는 제목대로 폴터가이스트가 주요 소재로 등장하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는 폴터가이스트의 수준을 넘어서는 초상현상과 점점 존재감을 드러내는 한 여성의 인기척이라는 심령현상이 엮여 주인공 일행을 옥죄어오는 긴박한 전개가 재미있다. 또한 작중에서 사용되는 한 추리소설적 장치는 이미 익숙할대로 익숙한데다 참신함은 부족하지만, 그것이 사용되는 타이밍이랄까 작품 전체에 있어서의 배분이 인상적이었다.
작중 언급된 몇몇 의문들이 다소 어물쩡 은글슬쩍 넘어가는 듯한 단점이 있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결말부에서 액션(?)이 전개되는데 처절한 분위기 덕분에 그럴싸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좀 유치함을 씻어낼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초상현상에 대한 핵심적인 추리가 마지막에 결정적인 역할로 반전되는 뜨거운 전개는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초상현상을 믿는가, 믿지 않는가"에 대한 작가의 접근법과 시선이 흥미로운 소설이다. 단순히 초상현상은 결론적으로 있는 것인가 없는 것인가라는 작품내에서의 전개를 넘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의 대립과 그 속에서 발생한 비극의 연쇄를 작중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꽤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있다. 호러와 미스터리를 융합시키는 시도는 새삼 드물 것도 없는 트렌드이긴 하지만, 과거 '미후네 치즈코'로부터 시작하여 그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쏟아져나왔던 일본의 호러 미스터리 장르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다소 색다른 관점의 이야기들이 인상깊었다.
여담이지만 전작이 출간되고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속편이 출간된 걸 보면 작가의 성실함에 대한 기대도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다. 두 작품 연속으로 꽤 괜찮은 작품을 내놓았으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하겠다.


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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