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잠을 잘 때 꿈을 꾸면 잠을 개운하게 못자는 거라고 별로 좋지 못하다는 말이 많은데, 나는 그럼에도 꿈을 꾸는 게 좋아.
꿈에서는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것들을 내가 주인공이 되어서 꿀 수 있게 되잖아. 뭐 어떤 이유든지간에 일주일에 6번 정도는 꿈을 꾸는 나에겐 매일매일 잠자리에 드는 순간이 마치 롤러코스터 출발하기 전 기분과도 같았지.
얘기가 길었지ㅣ 내가 할 꿈 이야기는 내가 꿨던 많은 꿈들 중에서 손꼽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내용의 꿈이야.
우리 가족들은 부모님 , 형 , 누나 , 나 이렇게 총 다섯명이야.
가족들은 밖에 나가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고
난 이미 준비를 다한 상태였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티비를 보고 있었어.
준비가 다 끝나고 현관문을 나가는데
가족들이 걸어서 엘레베이터로 가질 않고
죄다 아파트 복도 난간을 끝에서부터 반대편 끝까지 기어서 찍고
그러고 난 다음에 걸어서 엘레베이터를 타려하는 거야.
왜 저러는 거지가족들이? 생각이 들었지만 가족들이 다 그러고 가니까 그래야하나보다 하면서 마지막 순서로 난간을 타고 있었어.
8층 높이에서 난간을 타니까 무서웠어.
꿈이여서 몸도 잘 안 가눠지고 복도가 꽤 길었던 터라 금방이라도 떨어지겠다고 생각을 했어.
그러다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서운 걸 알면서도 높은 곳에 올라가면 사람이 아랠 한 번씩 보게 되잖아?
아파트 난간 아래를 보는 순간 나는 그만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지고 말아.
희한하게도 떨어질 때 빠르게 떨어진다는 느낌은 아니였어.
그리고 나는 하늘을 보는 누운 자세로 쭉 떨어졌어.
꿈이라 그런지 아프지는 않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
몸을 엄청 움직이려고 안간힘을 써봤는데도 말이야.
그러다가 가족들이 하나하나 내 주위로 오더니
"ㅇㅇ이 죽었나봐." , "어떡해" 라면서 되게 안쓰럽게 보며 눈물도 흘리고 있었어.
나는 나 죽은 거 아니라고 일어설 수 있다고 소리치고 싶은데 소리도 안 나오고 몸도 일으킬 수 없어서 답답해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족들이 정색을 하더니 내 뒤편 먼곳을 응시하는 거야.
무언갈 보고난 가족들이 날 등지고 돌아서서 원래 가기로 했던 곳을 가더라고 난 뭐지? 왜저러지? 생각을 했지.
그 때 움직이지도 못한 채 누워있던 내 눈앞에 또 다른 내가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갖다대곤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브이를하고 손을 흔들고 있는 거야
걔는 가족들 뒤를 어린애마냥 따라가고 가족들은 웃으면서 그 앨 반겨주더라고
나는 엄청 슬펐어ㅓ
저거 나 아닌데
나 여기 있는데
내가 진짜고 저거 가짠데
진짜 나 여기있어요!!!!
하고 들리지도 않는 소리만 엄청 지르다가 꿈에서 깼어.
천천히 눈을 더보니 땀범벅이나서 이불이 다 젖고 얼굴도 눈물 때문에 흠뻑 젖어있었어.
난 일어나서 한 동안 멍해있었어. 꿈을 되새기는데 오묘하면서 오싹한 느낌이 들었지.
이 꿈을 내가 기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또다른 내가 내 앞에서 웃으며 브이를 흔들던 장면이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 장면이 너무나 강렬했어서 가끔 꿈을 꾸고 천천히 눈을 뜰 때
꿈이였지만 정말 혹시나
그 아이가 보이진 않을까 가끔은 두려울 때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