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우리가 무선 키보드가 필요한 경우라면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책상이 키보드나 마우스의 선 때문에 지저분해지는 걸 싫어하는 경우
* HTPC와 같이 거실에 컴퓨터를 놨는데 거리가 멀어 무선으로 제어하고 싶을 때
*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면서 많은 양의 텍스트를 입력해야 하지만 스크린 키보드가 불편할 때
정도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의 경우는 휴대성 보다는 키보드의 본질에 충실해야 하며 두번째나 세번째의 경우, 특히 세번째는 휴대성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이엠텍 펀미니는 두번째나 세번째의 경우에 부합하는 키보드로 그 활용도가 어떤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제품사양 및 외관
무게 : 254g (배터리 제외)
접점방식 : 팬타그래프
배터리 : AA배터리 2개
인터페이스 : 블루투스, USB(USB를 블루투스 수신기로 이용하는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이 구분되어 있음)
패키지의 뒷면에는 제품에 대한 여러 특징들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키보드 + 설명서 + AA배터리 2개가 제공됩니다. (사진에는 AA배터리가 빠져 있습니다)
USB 블루투스 리시버가 포함된 버전은 드라이버 CD와 USB 리시버가 추가로 제공됩니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리시버가 없는 모델입니다.
제품은 흰색과 검정색 두 가지로 출시됩니다. 기능적인 차이는 없고 색상의 차이만 있습니다.
타이핑하기 편하도록 적당한 각도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각종 나사 구멍과 함께 전원 스위치, 배터리 덮개와 키보드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모서리 부근에 고무 마찰면이 있습니다.
배터리는 AA배터리 2개를 사용합니다. 제품을 기동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스위치 형태로 전원 ON/OFF를 할 수 있습니다. 키보드를 뒤집어야 하는 아래쪽 보다는 측면 등에 있는 편이 더 나았을텐데 살짝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키보드의 크기가 감이 안 오신다면 일반적인 키보드의 크기와 비교해 보십시오.
3. 다양한 기능키, 아쉬운 키감
이 키보드에는 기본적인 키는 물론이고 음악 재생에 필요한 여러 기능키를 비롯해 트랙볼, 마우스 우클릭, 좌클릭 버튼, 휠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사실 모바일 기기에서는 이러한 키들의 필요도 없고 사용할 수도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본래 이 제품의 기획 의도는 모바일 기기보다는 거실에 놓고 동영상 보는데 쓰는 HTPC에 촛점이 맞추어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다나와 사용기에는 HTPC 제어를 목적으로 구매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어쨌건 키보드의 본질은 사용자에게 정확하고 편리한 입력이라는 것은 모바일 키보드라 할지라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키보드는 펜타그래프 방식의 접점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노트북PC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라 생각하시면 이해가 편할겁니다.
하지만 5만원 이상이라는 가격임에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한 느낌의 키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너무 가볍고 특색 없는 키감이랄까요. 하지만 이 키보드 본래 목적 중 하나인 휴대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서 키감이 나빠진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 마디로 치는 손맛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휴대성을 고려하면서 잃은 부분은 키감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크기를 줄이면서 키 간격이 좁은 물론이고 각각의 키도 상당히 작습니다. 때문에 물리적인 키보드의 장점 중 하나인 빠르고 정확한 타이밍을 발휘하는덴 다소간 제한이 있었습니다. 키보드 칠 때 기본자세인 F와 J에 각각 양손의 검지를 올렸을 때 양손의 엄지가 닿을 정도로 좁습니다.
게다가 오른쪽 쉬프트키는 너무 작게 설계되어 있어 오타 유발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서 단점이 나타나는 이유는 앞서도 설명했지만 이 제품이 모바일 기기보다는 거실에 누워 먼 거리에 있는 HTPC를 제어함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HTPC에서는 동영상 재생, 멈춤, 뒤로가기, 앞으로가기, 볼륨조절을 주로 사용하지 키보드로 문자를 입력하는 것은 결국 부수적인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4. 모바일 활용
* 아이패드2, 아이폰3GS, HTC 디자이어를 이엠텍 펀미니 키보드와 연결해 사용해 보았습니다.
앞서 키보드의 본질인 키감과 정확한 타이핑이라는 점에서는 나쁜 점수를 받긴 했지만, 그래도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가상 키보드보단 좋습니다. 배터리를 포함한 무게도 300g 정도이니 600g 수준인 아이패드2와 함께 가지고 다녀도 1kg도 되지 않습니다. 확실히 웬만한 노트북PC보다
휴대성에선 좋은 점수를 줄만한 조합입니다.
아이패드2아이패드와 함께 키보드를 가지고 다니려면 아무래도 적당히 큰 가방이 필요합니다. 두 기기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노트북PC에 비해 불편한 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키보드에는 딱딱한 플라스틱 모서리가 많기 때문에 아이패드와 함께 가지고 다니려면 아이패드는 꼭 케이스를 씌워줘야 화면에 흠집이 생기지 않을겁니다.
재미있게도(?) 키보드의 자판 크기가 아이패드 가로 모드의 스크린 키보드의 자판보다 작습니다. 이래서인지 경우에 따라선 아이패드로 입력하는 편이 더 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이패드를 비롯해 iOS 계열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아이폰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휠이나 트랙볼 등은 전혀 동작하지 않습니다. 한영전환은 윈도우키 + 스페이스바를 눌러야 되서 적응에 상당히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반면 안드로이드폰인 HTC 디자이어를 사용했을 땐 아이패드나 아이폰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먼저 트랙볼이 인식 되어 마우스포인터가 나타나 제어할 수 있었으며 휠 스크롤도 잘 동작했고 왼쪽 구석의 마우스 좌/우 클릭 기능키도 잘 동작했습니다. 오오 안드로이드!
5. 계륵같은 트랙볼?!
이 제품이 다른 무선 키보드 제품과 가장 차별화되는 요소는 트랙볼이 있다는 겁니다. 트랙볼이란 용어에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노트북 PC에서 마우스가 없어도 터치패드로 마우스를 조작할 수가 있는데, 그런 역할을 하는게 트랙볼 입니다. 리모콘 하나로 TV를 제어하듯 키보드 하나로 마우스 역할까지 하는 트랙볼을 탑재해 HTPC를 제어한다는 의도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째선지 트랙볼이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트랙볼의 감도는 800 ~ 1000 dpi 수준으로 상당한 성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감도가 너무 민감하여 정확히 포인팅을 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클릭 역할을 하는 키는 트랙볼과 상반된 위치에 있으니 항상 두손을 이용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습니다.
그래서 트랙볼 장착은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었지만, 활용하기가 너무 힘들어 사실상 잘 안쓰게 되는 부분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제품의 모든 부분 중 가장 큰 아쉬운 부분 입니다.
6. 결론 및 총평
장점
- 작은 사이즈와 가벼운 무게로 매우 높은 휴대성을 지님
-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
- 윈도우 및 맥OS, 각종 스마트 및 모바일 기기 등 폭넓은 호환성
- 다양한 기능키를 활용, PC기반의 멀티미디어 제어에 용이함
단점
- 너무 작은탓에 타이핑이 그다지 수월하지 않음.
- 5~6만원이라는 상당히 높은 가격대 (다른 블루투스 기반 키보드도 비싸서 이 제품만의 단점은 아님)
- 트랙볼이 있으나 너무 민감한 감도 탓에 잘 활용하기가 힘듬
- iOS 특성상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트랙볼을 활용할 수가 없음.
위와 같은 장단점을 취합해 봤을 때 이 제품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보다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태블릿PC에 더 좋음.
- 스마트폰, 태블릿PC보다도 키보드 입력이 적은 거실 동영상 재생컴(HTPC)를 편히 앉아 제어할 수 있는데 더 적합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