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쭉 봐왔던 슬램덩크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만화책이기도 하지만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지 않은 만화책이다.
모든 대사를 다 외울 정도로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에 가지고 있을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이 슬램덩크를 다시 읽었다.
중학생때는 나사가 빠진듯한 강백호를 참 좋아했다.
고등학생때는 윤대협이나 정대만을 좋아했고.
어느덧 나이가 이십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은 변덕규라는 캐릭터를 제일 좋아한다.
변덕규..참 여러모로 안습한 캐릭터이다.
농구선수로서는 최고의 피지컬을 지녔지만 여러팀 센터에게 하나같이 탈탈 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혈질적인 기질로 심판에게 대들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하고,본인이 속한 능남팀이 전국대회 출전을
하지 못한 이유를 찾는다면 거의 9할이 변덕규에게 있을 정도로 능력있는 캐릭터는 아니기도 하다.
산적같은 외모때문에 인기가 더더욱 없기도 하고...
북산의 채치수를 위해 희생된 비운의 플레이어다.
하지만 요새 들어 슬램덩크를 다시 보면, 참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오히려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그린 캐릭터가 변덕규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슬램덩크에서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가장 잘 담아놓은 캐릭터이다.
슬램덩크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다 지들이 에이스고, 전국구 플레이어며 본인들이 제일 잘났다.
아닌 캐릭터들도 있겠지만 뭐 내가 느낀 바로는 대부분 그러하다.
이에 반해 변덕규는 인간적인 느낌이 참 많다.
키를 제외하고는 재능도 없을뿐더러 참 안타깝게도 얼굴도 못났다.
채치수라는 컴플렉스를 넘기위해 숨어서 노력도 많이 하고...
팀을 위해 우선적으로 본인을 희생한다.
변덕규는 채치수에게 완벽하게 발려서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나중에는 그 사실을 깔끔하게 인정한다.
그 시점부터 능남은 북산을 맹추격하게 된다. 비록 아깝게 지긴 했지만.
이후에 마지막 경기였던 북산과 산왕에서도 아주 유사한 양상이 나온다. 신현철vs채치수, 이 매치업에서
채치수는 신현철에게 영혼까지 탈탈 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변덕규의 진흙투성이가 되어란 말 한 마디로 인해 채치수는 각성을 하게 되고, 결국 북산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살다보면 나 자신과 다른사람을 비교를 할 때가 참 많이 있다. 비교하는 척도가 어떤 것이 되든지 간에
기준이나 척도는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부분은 그러한 것들에 대해 나 자신이 괴리감을 느끼거나 자괴감을 느끼게 된다.
다들 주인공이 되려하며 남들보다 우위에 서려고 하고 비교하게 된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변덕규는 말해준다.
비교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