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에 위치한 콰드루 드 페베레이루 공항에서 한 낡은 비행기가 갑자기 활주로로 진입했음.
관제탑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이동에 항공기를 멈추라고 지시했지만 조종사는 말을 듣지 않았고, 활주로에 진입한 항공기는 역시나 관제소의 허락도 없이 이륙했음.
그리고 그것이 그 비행기의 마지막 모습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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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공기는 미국의 아메리칸 항공에서 쓰던 보잉 727. 1975년 아메리칸 항공에 처음 인도되어 2000년까지 운항하다가 노후화로 퇴역했는데...
폐기된 것이 아니라 항공기 리스(임대) 회사로 매각되었고, 나이지리아의 한 화물항공사가 화물기로 쓰길 원해서 화물기로의 개조를 위해 2002년 앙골라에 주기하게 되었음.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개조 작업은 진행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승객용 좌석만 제거된 채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앙골라의 공항에 주기만 되어있었음. 주기료 역시 1년동안 미납되어 당시 미납된 주기료가 40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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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파딜라. 존 무탄투는 공개된 사진이 없음.)
그러던 2003년 5월 25일 오후 5시경, 일몰 직전 갑작스레 두 사람이 이 비행기에 올라탔음.
한 사람은 항공 엔지니어 겸 조종사였던 미국인 벤 파딜라, 다른 한 사람은 콩고-프랑스 이중국적자인 정비사 존 무탄투.
파딜라는 조종사였긴 해도 B727을 몰아본 적은 한번도 없었으며, 당연히 B727 면장도 없었음. 존 무탄투 역시 마찬가지였고.
비행기가 움직이는 것을 본 관제탑에서는 비행기를 멈추라고 지시했지만 듣지 않았고, 그대로 활주로에 진입한 비행기는 이륙했음. 그리고 그것이 이 비행기의 마지막 모습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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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비행기에 실려있던 연료는 약 53000리터 정도였고 이 정도 연료로는 2400km 정도밖에 갈수 없었기 때문에 이 항공기는 빨간 원 안에서 추락했을 것이 분명했음.
육지에 추락했다면 분명히 이 비행기의 잔해가 발견되었어야 했겠지만 육지에 이 비행기가 떨어진 흔적은 없었기 때문에 바다에 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음.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 비행기가 실종 직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교신이 세이셸에 착륙하고 싶으니 착륙 허가를 요청한 것이었음.
세이셸이 어딨냐 하면은...
아프리카의 동쪽 해안에 위치해있는 섬. 이 비행기가 이론상 갈수 없던 곳이었음. 따라서 이 비행기는 육지 쪽으로 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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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가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CIA에서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섰음. 먼저 해상에서 잔해를 찾으려 시도했으나, 해상에서 이 비행기의 잔해를 찾는데는 실패했음. 뒤이어 지상에서 추락하거나 억류되었을 가능성을 시야에 두고 육지에서도 이 비행기를 찾았으나 육지에도 이 비행기나 비행기의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음.
그에 이어서 CIA는 비행기를 몰고 이륙했던 두 남자의 가족이나 지인들을 상대로 조사했지만 왜 두 남자가 갑자기 비행기를 몰고 이륙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음. 두 남자의 정신상태 역시 이상이 없었음.
그러던 도중 파딜라의 형과 여동생이 파딜라가 마지막으로 남긴 교신인 세이셸에 착륙 요청을 한 것을 근거로 '그는 육지 어딘가에서 추락했거나 테러리스트에게 억류되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으며, 비행기의 소유주였던 항공기 리스 회사의 사장 모리 조셉 역시 이 의견에 동의했음.
CIA는 모리 조셉과 벤 파딜라의 관계에 주목했음. 사건 2주 전, 조셉은 공항에 방문하여 비행기의 상태를 확인했으며, 상태를 확인한 뒤 밀린 주기료 중 일부(약 43000달러)를 지불하기 위해 파딜라에게 돈을 줬고, 파딜라는 돈을 낸 뒤 영수증을 팩스로 조셉에게 보냈었음.
CIA는 이윽고 모리 조셉을 의심하기 시작했음. 벤 파딜라는 이전에 범죄 경력이 없었지만 모리 조셉은 과거 회계 부정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전과가 있었기 때문. 모리 조셉이 보험금을 받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 아니냐라는 것이었음.
하지만 모리 조셉이 자작극을 벌였다는 점을 입증할 그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하면서 수사는 중단되었음.
어떤 증거도 찾아내지 못한 CIA는 이 사건을 미제 사건으로 분류하고 수사를 종결했으며, 이 사건은 잔해도, 사건의 실마리도 전혀 찾지 못한 채 사실상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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