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사 증원에 관심이 생겨 여러 커뮤니티 의견들을 보던 중 재미있는 댓글들을 많이 봤습니다.

대체 세상에 어떤 여론전 못하고 정치 못하는 집단이,

정부 상대로 9전 9승을 달성해내고

19년동안 증원을 막아내고

조그만 불이익에도 국민 생명을 볼모로 삼아 파업으로 응수하고

건보 재정과 실비 보험 파탄내면서도

사명감 있는 존경받아야 마땅할 존재이며

심지어는 불쌍한 존재라고도 취급받는 이미지를 챙겨갈 수 있습니까

그 배경에는

첫 째로 의협과 의사의 투트랙 구도입니다.

의협은 항상 과격한 발언을 일삼습니다.

그러면 의사들의 반응은 항상 "의사들도 의협 싫어한다" 는 반응입니다.

벌써 몇년전 부터 같은 반응이었죠

그러면서도 의협이 주는 과실은 달게 받아먹죠

그리고 막상 상황이 닥치면 의협과 행동을 같이 합니다.

두번째로는 엄청난 단합력입니다.

의사들의 단합력은 여러가지 부분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전공의 파업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죠

가장 단합력이 잘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의사들이 소득을 숨기는데 사력을 다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미용 GP한분이 소득을 공개했다가

임산부임에도 온갖 욕설을 들으며 집단린치를 당했죠

세전으로 따지면 내과나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페닥 연봉이 4억~5억. 정형 같은 경우는 8억까지 치솟죠.

인센을 제외하고도 말이에요

그리고 개원을 하는 이유는 당연히 이 페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개원을 하겠죠

세번째로는 여론 장악력입니다.

구글에 의사 관련 정보를 찾아보려면 여러 의학 신문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당연히 대다수는 의사에게 유리하게 정보만을 전달하죠.

네이버 댓글 장악이나 커뮤니티 여론 조작은 어린 애들 장난일 뿐이죠

네번째는 과잉대응입니다.

지금 2000명 증원했다고 전공의들 죄다 사직하고 난리났죠?

자, 이제 우리나라의 의사 부족 현황은 10년 뒤를 기준으로 1만 5천명이 부족할 것이라고 합니다.

의사로딩을 11년으로 잡는다면, 당장에 1만 5천명을 늘려야 하죠.

하지만 당연히 급격하게 늘리면 교육 수준이 따라오지 못하고, 시스템에 장애가 생깁니다.

그렇게 해서 최대한으로 늘린게 2000명이죠.

원래는 더 늘려야하는게 맞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년동안 공급이 없었는데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죠

즉 앞으로 늘려야할 의사 수가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벌써 여론은

"2000명은 좀..."

"정부가 지지율 올리거나 협상 하려고 일부러 크게 부르는건가?"

"적당히 합의하지..." 라는 반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0명 늘리고도 발작하고 환자들 죄다 내팽개치는 마당에

과연 앞으로 더 늘어날 공급에 대해서

여론이 꾸준히 정부의 정책을 받쳐줄 수 있을까요?

그렇게 미루다보면 나중에 죽어나가겠죠

그 외 성분명 처방, PA 합법화 가당키나 하겠습니까?

또 환자들 볼모로 잡으면 정책 어떻게 시행할까요?

다섯번째, 필수의료 수가 개선안

정부에서 의사 공급을 늘리면서 필수의료 수가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0조를 투입한다고 했죠. 근데도 적다고 난리난리입니다.

R&D 예산 깎였다고 여론 난리난리난 게 고작 5조입니다.

고작이라고 표현하는게 맞나 모르겠네요

본인들 소득이 너무 높고 그걸 수가로 포함시켜놓으니까 적겠죠

결론 : 저는 의사들이 오히려 이제껏 여론전을 소름돋게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국민들은 임계점에 올 때까지

삶아지는 개구리마냥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치료할 의사가 없어서 아산 병원 간호사가 죽고,

응급실을 찾아 병원을 뺑뺑이돌다가 5살 아이와 노인이 죽어나가자

이제서야 뭔가 잘못됐었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뿐이죠

그럼에도 의료개혁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입니다.

지금 당장의 증원부분에서 여야합작과 여론이 받쳐주어도 어려운 마당에

과연 앞으로 추가적인 증원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결국 반대에 막힌다면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그 때는 건보 재정이 받쳐주지도 못할 텐데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