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거나 전세자금의 일부가 부족한데, 기간이 촉박하거나 급전이 필요할 수도 있고, 돈을 빌릴 수 있는 더 이상의 담보제공능력이 없거나 신용으로 대출한도가 'full'에 달한 경우 어디서, 누군가로터 돈을 빌릴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참으로 절박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돈은 살아가는 교환수단일 뿐인데, 모든 자존심을 버려서라도 융통할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라는 모든 것이 될 수도 있다.
마치 배가 아파 화장실이 비어져 있기를 바라는 그 떨림의 순간에 느끼는 절실함과 같을까
가장 절절하고 비이성적이면서 감정적으로 나를 대해 줄 사람을 분별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하고, 오래 단절된 관계를 단시간에 회복하려는 노력을 절실히 기울이면서 돈을 빌려 달라고 애원한다. 원하던 양의 돈은 아니지만 일부라도 돈을 빌리게 되면 '당신의 은혜에 대해서는 반드시 보답하겠오'라고 밖으로, 안으로 다짐까지 한다.
사기꾼이 아니고서 대부분의 돈을 빌린 사람은 확고한 변제의지가 있기 마련이다. 관계의 유지면에서도 그렇고 그 돈을 빌려 준 사람의 나에 대한 은혜로움에 대해서 실망시켜 주고 싶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 날짜가 다박다박 다가올수록 약속을 지킬 수 없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확실성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돈을 빌려준 사람에 대한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깨어있는 모든 시간을 차지하게 된다. '저, 죄송합니다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그저 미안하고 송구할 따름이다.
돈을 빌려 준 사람이 기다리겠다고 약속한 시간을 지나서 돈을 회수하지 못 할 경우에는 돈을 빌려간 사람에 대한 간섭과 감시가 짧은 주기로 자주 반복된다. '언제 갚을 거냐'. 발신자 정보가 폰에 뜨기 때문에 전화를 받고 싶지 않지만, 받아야 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설득력있는 변명을 해서라도 돈을 갚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벌어야 한다. 이맘때까지도 여전히 일말의 감사함과 더 많은 미안함이 남아있다.
한달 두달, 시간이 지날수록 돈 빌려 준 사람의 재촉과 독촉, 짜증섞인 꾸지람이 지속되고 이 시기가 도래하면 감사함, 미안함 이러한 감정은 사치가 되고, '갚으면 되는데, 뭐 이렇게까지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것인가'라고 원망과 짜증, 이런 감정이 점점 불일기 시작한다. 돈을 빌렸다는 사실, 그 돈으로 유용한 소용을 해결했다는 기억은 사라지고 없다. 돈 빌려준 사람에 대한 인격에 대해 의문을 품고, '돈 좀 있다고 위세를 떤다' 이런 생각이 비 온 뒤 죽순처럼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돈 빌려 준 사람의 채무독촉은 더욱 신랄하고, 내가 가진 약점에 대한 공격으로 변화된다. 이전에 없던 겁도 난다. 돈 빌려 간 사람은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다. 하지만, 오래 걱정할 것은 없다. 가진 게 없으니 빼앗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돈 빌려간 사람의 마음에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돈 빌려 준 사람에 대한 분노이다. 이렇게까지 내게 자존심상하는 언행을 할 수 있는 권리나 자격을 그가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상대하는 것이 피곤하다고 느끼고 이제는 회피한다. 연락에 대해서도. 할수만 있다면 그 돈을 갚지 않아도 되거나 갚지 않을 방법을 생각한다. 그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더 이상 그와 연락이 닿지 않는 방법을 찾게 된다.
그래서 돈 빌려 준 사람은 돈을 잃고 사람도 잃는다. 그리고, 돈 빌려 간 사람은 사람을 잃고, 자신도 잃어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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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안갚는 애들 특징이 지쓸건 다씀
그걸 보니 빌려준 사람도 열받는거고 베스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