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 소속으로 쿠팡 로켓배송을 했던 네 아이의 아버지, 정슬기 씨가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쿠팡 배송 물량을 혼자 감당하지 못했던 정 씨는 '알바'까지 써가며 배송 마감을 지키려 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계약 해지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새벽 4시 10분.
쿠팡 물류캠프는 밤새 분주합니다.
남양주2캠프를 나서자, 차량이 질주를 시작합니다.
신호 지킬 여유조차 없습니다.
정슬기 씨도 매일 밤 이 길을 따라 차를 몰았습니다.
[쿠팡 배송기사 (음성변조)]
"<하루에 보통 몇 개 정도 하시는 거예요?> 300개 이상이요. 항상."
정 씨의 배송구역은 서울 중랑구 상봉1동.
그런데 4월 9일부터 일부 구역이 바뀌었습니다.
새로 맡은 곳은 일반 주택이 많고, 면적도 2배 넘게 늘었습니다
두 사람은 새벽 2시에서 3시 사이 상봉동 중간쯤에서 만났습니다.
할당된 물량 일부를 '알바' 차량으로 옮겨 실었습니다.
1개당 9백 원씩, 회사에서 받는 수수료를 고스란히 건넸고, 두 사람이 동시에 배송했습니다.
물량은 점점 많아졌습니다.
5월 27일 밤부터 28일 새벽엔 무려 400개가 배정됐고, 이 중 234개를 '알바'에게 맡겼습니다.
그 날 오후, 정슬기 씨는 목숨을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