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에서의 유아인의 명대사 '어이가 없네'는 기존 통설인 어처구니에 대한 유래를 널리 알린 계기가 되었다.
"기사님... 맷돌 손잡이 알아요? 맷돌 손잡이를 어이라 그래요. 어이. 맷돌에 뭘 갈려고 집어넣고 맷돌을 돌리려고 하는데! 손잡이가 빠졌네? 이런 상황을 어이가 없다 그래요. 황당하잖아 아무것도 아닌 손잡이 때문에 해야될 일을 못하니까... 지금 내 기분이 그래...
어이가 없네."
사실 극 중 유아인의 발언은 틀린 이야기이고, 맷돌 손잡이를 가리키는 단어는 '맷손'이다.
심지어 원래 널리 떠돌던 가설은 '어처구니'가 맷돌 손잡이를 가리키는 단어라는 말이었는데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 어처구니와 어이는 현재 뜻이 같아서 같은 어원을 가졌거나 어이가 어처구니의 축약으로 보이지만 그것마저 아니다. 두 단어는 본 뜻이 전혀 다르다.
어처구니는 '상상 밖으로 너무 커다란 사물이나 사람이나 짐승'을 뜻하고 이것의 전라도 사투리는 '얼척'이다. 그래서 얼척이 없다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뜻이다.
'어이'는 수단이나 방법을 의미하는 중세 국어 '어흐'가 변형된 형태로 보이며, '어이가 없다'는 19세기부터 기록에 나온다. 즉 어처구니와 어이는 다른 단어이고 맷돌 손잡이도 아니다.
말 그대로 어이가 없는 대사가 유명해져서 잘못된 지식이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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