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2억원?!’

SK텔레콤 T1이 야심차게 영입한 김택용이 결국 2년만에 광안리 결승 복귀를 위한 프로젝트를 망치고 말았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룩스 히어로 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플레이오프 온게임넷 스파키즈와의 경기에서 김택용을 5세트와 에이스 결정전, 두 곳에 배치하는 과감한 엔트리를 내놓았으나 김택용이 모두 패하면서 광안리 결승 진출의 꿈을 날려 버렸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MBC게임 히어로로부터 김택용을 현금 2억원을 주고 영입했다. 박용욱이 코치로 전향하겠다고 했고 프로토스 종족을 떠받칠 만한 도드라진 인재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팀에서 영입을 선언한 것.

그러나 김택용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EVER 스타리그와 아레나 MSL에서 조기 탈락한 김택용은 프로리그에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는 팀플레이로 나서면서 1승1패에 그쳤고 팀 적응이 완료됐다는 5월부터는 연패에 빠졌다. 그러다 6월 초에는 손목 부상까지 호소하면서 엔트리에서 완전히 제외되기도 했다.
김택용은 6월 중순 이후 서서히 기량을 되찾는 듯했지만 시즌 막판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순위 경쟁을 펼치는 극적인 순간에 연패하면서 사기를 꺾었다.

정규 시즌을 2위로 마무리한 SK텔레콤은 플레이오프에서 김택용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이 사실. 김택용이 정규 시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던 카트리나SE에 기용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택용은 카트리나SE에서 프로토스만 3번 만나 3승을 거뒀으나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이승훈에게 완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SK텔레콤은 김택용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했다. 도재욱이 7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콜로세움에서 또 다시 김택용을 내놓으면서 자존심 회복의 장을 마련한 것. 그러나 김택용은 박찬수의 안정적인 운영에 휘말리면서 평정심을 잃었고 가장 좋아하고, 최고의 승률을 올리고 있는 저그전에서 패하면서 팀의 광안리 결승 진출이라는 꿈까지 날려 버렸다.

앞으로 SK텔레콤이 김택용에 대해 어떤 활용 방안을 내세울 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남윤성 기자 force7@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 플레이오프
▶SK텔레콤 3대4 온게임넷
1세트 고인규(테, 5시) 승 <폭풍의 언덕>김창희(테, 11시)
2세트 도재욱(프, 1시)<오델로> 승 신상문(테, 11시)
3세트 이승석(저, 6시)/박대경(테, 5시)<헌터스>승 김광섭(저, 11시)/임원기(프, 3시)
4세트 박재혁(저, 1시) 승 <블루스톰>안상원(테, 7시)
5세트 김택용(프, 12시)<카트리나SE> 승 이승훈(프, 6시)
6세트 권오혁(프, 7시)/윤종민(저, 5시) 승 <한니발>박명수(저, 2시)/전태규(프, 11시)
7세트 김택용(프, 5시) <콜로세움> 승 박찬수(저, 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