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얘기도 진짜야. 구라 아님.
근데 태어나서 아무한테도 말 못했던 이야기임.
왜 말 못했냐면, 말하면 미친놈, 정신병자 취급받을까 봐.
근데 이건 나랑 내 동생이 직접 본 거고,
지금도 동생이랑 만나면 꼭 나오는 얘기야.
우리가 본 게 뭘까? 도돌이표처럼 계속 떠오르는 이야기야.
이건 나 초등학생 때 얘기임.
그 당시, 나랑 내 동생이 같은 초등학교 다녔는데
내 친구 집에 같이 놀러 간 적이 있었어.
그때 초딩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게
킹오브파이터97, 미니카, 온라인 웜즈 이런 거였거든.
그거 하러 동생이랑 친구 집에 가서 엄청 신나게 놀았지.
겨울방학이었고, 겨울이라 그런지 시골은 3시만 넘어가도 해가 뚝 떨어져서 어둑어둑해지잖아.
한 4시쯤? 집 가려고 동생이랑 나왔음.
그날따라 눈보라가 엄청 심했어.
마을버스를 기다리면서 동생이랑 게임 얘기를 하고 있었지.
그때 아마 우리 집 컴퓨터가 고장 나 있었던 걸로 기억해.
맨날 밤늦게까지 게임하고, 약속 안 지킨다고 혼나고,
그래서 부모님이 고쳐주지도 않겠다고 하셨던 것 같음.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런 얘기하면서 정류장에 앉아 있었어.
그때 동생이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갑자기 소변 마렵다고 해서, 안 보이는 곳에 데려가려고 손잡고 걷고 있었어.
그러다 무의식중에 맞은편 산을 봤는데…
이게…
진짜, 지금도 가끔 생각나면 동생한테 다시 물어봐.
내가 뭔가 잘못 본 게 아니었나, 착각한 건가 싶어서.
근데 동생도 지금까지 “그거 진짜였어”라고 말해.
그 어린 나이에 기억이 생생하다는 건
그만큼 뇌리에 박혔다는 거겠지.
내가 본 건,
키가 대략 3미터에서 4미터는 넘어 보이는,
온몸이 새하얀, 사족보행을 하는 무언가였어.
그 높은 산을, 기어 올라가고 있었음.
그거 보고 기절할 뻔했어.
처음엔 내가 눈이 안 좋아서 그런가,
오늘 피곤해서 헛걸 봤나 싶었거든.
근데 동생한테 물어볼 때마다
“진짜였잖아, 우리 둘 다 봤잖아” 이러더라.
그 유명한 부산 장산에서 나오는 장산범?
설인? 그런 건지는 모르겠어.
근데 진짜, 존나 큰, 새하얀, 사족보행하는 그 무언가가
산을 기어서 넘어가고 있었음.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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