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서로 대비되는 두 개의 뉴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어린이 기자단 학생과 통일 역기를 들어올리는 사진과 함께 통일박람회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5월31일 폐막됐다는 기사였다.

 

또다른 하나는 로레타 린치 미 법무장관이 국제축구연맹(FIFA) 고위 관계자 등 14명을 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할 방침이라는 뉴욕발 기자회견 내용이었다.

 

 

린치 법무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을 읽어면서 든 생각은 대략 이랬다. '준비된 장관', '나라가 시스팀 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국권은 이렇게 키워나가야 한다', '미국민들은 정부를 통해 자부심을 기를 수 있겠다' 등이었다.

 

린치 장관은 이제 취임한지 한달여 밖에 되지 않는 새내기 장관이다. 그럼에도 거대 국제 스포츠단체의 비리를 도려내겠다며 국제축구연맹을 향해 칼끝을 겨누고 있다. 국제축구연맹은 국제올림픽 위원회(IOC)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스포츠 단체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영향력과 인지도면에서는 오히려 IOC를 능가한다.

 

속된 말로 FIFA의 제프 블래터 회장은 웬만한 나라의 대통령보다 끗발이 세다. 그간 블래터 회장은 물론이고 FIFA 조직 자체 및 임원들이 비리에 연루돼있다는 의혹은 가끔 언론에 거론되기는 했다. 그러나 어느 나라 정부, 어떤 사법기관도 이를 문제삼은 적이 없었다. 블래터 회장을 정점으로 한 핵심 임원들의 심기를 건드릴 경우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서 자국 축구계가 보복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지지않는 FIFA 핵심 임원들을 린치 미 법무장관이 수사하겠다며 이미 몇몇을 체포한 것은 놀랍지만 칭찬받을 만하다.

 

물론 체포된 FIFA 고위 임원들은 모두 외국 국적이고 FIFA 또한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만큼 수사권이 과연 미국에 있느냐하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린치 법무장관은 "이들은 뇌물 수수를 미국에서 논의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돈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미 세법이나 금융기관 규제법상 미 법정에 세우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FIFA에 대한 미국의 수사권이 과연 정당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역시 조직의 내부 비리가 철저하게 파헤쳐져 정화되어야 하며 미국이 용기있게 나선데 대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린치 법무장관은 '준비된 장관'이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미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 금융 및 탈세수사에서 최고를 자랑한다는 미 국세청(IRS) 범죄수사국 리처드 웨버 국장이 배석했다.

 

기자회견장의 이같은 진용은 이번 수사가 린치 장관 혼자만의 추진이 아니라 미 정부 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진행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즉 특정 사안에 대해 관계 기관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실천해가는, 국정이 시스팀상으로 움직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미국은 자기네 수사권 즉 주권을 어떻게 행사하는지를 당당하게 알리고 있으며 미 국민들은 이를 지켜보면서 미국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길러가고 있을 것이다.

 

반면 대한민국 통일부 홍용표 장관의 사진 및 기사를 보면서는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통일부가 치르고 있는 행사장에 주무장관이 나타나는 것은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홍 장관이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모습을 그렇게 한가한 장면으로 택해야 했는지 대해 한심스럽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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