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PC방 근무 도중 지정된 자리(카운터)를 이탈하여 청소를 하느라 이용자 한 명이 요금 지불을 하지 않은 채 도망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아르바이트생에게는 과연 배상의 책임이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임이 '있다' PC방 야간 아르바이트생은 부재하는 사업자의 대리인 격이며 이는 총괄적인 이용자 관리와 상품 판매, 사용 요금 계산 및 정산에 책임이 있음을 지시한다. 여기에서의 책임은 불가항력적인 어떤 상황에서의 총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누군가의 비유에서처럼 무장한 강도가 침입하여 금고를 털어간다고 해서 무조건 아르바이트생의 책임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요구되는 근무 사항을 해이나 태만없이 이행함을 뜻한다. 서면에 기록된 사항들을 따져보고 계약을 했든, 구두로 주의 사항을 당부받았든 간에 보통의 경우에는 근무 간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수칙들에 대해 주의하라는 통보를 받을 것이며 그것들 중 경중을 논하자면 당연히 수익에 직결되는 금전적인 영역이 단순히 매장 관리로 분류되는 위생 관리 영역보다는 그 무게가 더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였음에도 부차적인 위생 관리를 핑계로 가장 중요한 카운터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소홀히 하였다고 판단한 데에는 여러가지 논거가 있으며 글이 길어질 것을 염두해 본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궁금하면 개인적으로 질문하라)엄연히 근무 태만이며 법적으로도 일정 부분 배상을 해야만 한다. 이와 같이 이어지는 사고는 '일반 지성'의 수준만 되더라도 얼마든지 추론 가능한 상식의 연장선임에 부정할 여지가 없음에도 도처에 만연해 있는 몰상식이 오늘도 '일반'이라는 보편의 수준을 낮춘다. 그 보편의 폭도들이 지지하는 주요 논거는 '죄는 범죄자에게만 있다'인데, 이 역시 어림없는 소리로 반박할 값어치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무전취식이라는 죄몫이 달아난 이용자에게 있다면 마찬가지로 '근무 태만'이라는 죄도 근무자에게 있다(위와 같이 근무에 태만했을 때). 이에 대한 이해를 거부하는 자들은 '을의 횡포'를 당연시 여기는 폭도들과 다름없으며 계엄군의 억척스러운 진압봉 아래 후회의 눈물과 뜨거운 피를 흘려야만 정신을 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