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중반 생인데
초등학생 - 중학생 - 고등학생 생활을 전부 합쳐서
진짜 선생은 정말 아무것도 안하는 셀프 허수아비 같은 존재였음
학원에서 이미 배운 수업 내용을 참고서를 보면서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녹음기처럼 되풀이했고
학생들이 싸우면 왜 싸우는지를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가해자랑 피해자 공평하게 쥐어터지고 끝이었음
문제의 원인을 깊이 파고들려고 하지 않고 최대한 문제가 눈 앞에 보이지 않게끔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었지
이런 것들이 되풀이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선생의 역할에 대한 환멸 짜증 같은 것들이 학교 생활을 지배했었음
저런 선생들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모들한테 들들 볶이면서 마음 속으로는 엄청난 고통을 받고 살았다고 생각하니까 뭔가 기분이 이상해지네
분명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