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처음으로 아무 목적없이 외출해서 산책하고 왔어요.

24살까지 히키코모리로 지내다가 25살부터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나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오늘은 10년 전, 중 3때 다니던 영어 학원 주변을 걷고 왔어요. 10년이 지났어도 같은 위치, 같은 건물에 그대로 있더라구요.

겸사겸사 히키가 되기 전에 자주 만나던 친구들 집 주변도 갔다왔는데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몸이 길을 기억하는게 신기했어요 ㅋㅋ

산책 했던 길은 예전과 다를게 없이 모든게 그대로였어요. 덕분에 저도 10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였네요.

그렇게 50분 정도 걷다가 집에 돌아왔는데.. 

지난 10년 사이에 노견이 된 강아지들이 절 반겨줬고, 어느새 주름이 자글자글해진 어머니와 태어난지 4개월 된 조카가 졸린 눈으로 저를 반겨줬어요.

10년의 시간을 체감해서 그런 걸까요? 산책을 다녀왔는데 기분이 더 싱숭생숭해지네요...

히키 코모리가 된 이후로 새로운 만남은 없이 이별만을 반복했던 거 같아요.

친했던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강아지와도 이별을 할 시기가 가까워지고, 부모님도 어느덧 70을 바라보시고.. 누나도 결혼해서 집을 나갔고요 

앞으로도 이별만이 남아있다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오네요 왜 이렇게 모든걸 우울하게 바라보는지 ㅋㅋㅋ.. 이제 자야겠네요 펨붕이들도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