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트를 찾아간 이유는.
"야구를…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가 됐다 싶었다. 구단도 내 의견을 존중해주셨고, 앞으로 여기저기 일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했다. 일단 은퇴 의사는 밝혔고, 마지막 결정을 내리기전에 3일만 시간을 달라고 구단에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곧바로 부모님이 계시는 서울로 올라갔다."
-어려운 결심을 했을텐데 '야구를 그만두겠다'는 아들에게 부모님이 어떤 말을 하셨나.
"솔직히 은퇴 결심을 접은 것은 부모님 때문이다. 서울에 올라갔을때 부모님이 날 붙잡으셨다. 아버지가 날더러 '왜 스스로 포기하려고 하니. 넌 이미 스스로 진거다. 연봉이 얼마든간에 구단에서 잘린 것도 아닌데 왜 벌써 포기하냐'고 정말 따끔하게 혼을 내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우셨다. 내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모습을 한번만 더 보고싶다고 하시더라. 이렇게 은퇴할 수는 없겠다 싶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구단을 찾아가 은퇴 철회 의사를 밝혔다."
-무엇보다 본인이 힘들었을 것 같다. 은퇴 결심을 접었지만 여전히 현실은 막막하지 않았나.
"그렇다. 다시 롯데로 돌아오니까 나는 3군 선수였다. 어떤 날은 한강 근처 경기장에서 대학 야구팀과 경기를 하고, 강가에 앉아 도시락을 점심으로 먹었다. 불과 1년전 일이다. 그래도 어머니가 흘린 눈물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공을 던졌다. 3군에서 1~2개월을 버티니 스스로 내 몸 상태가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군에 올라가 뛰고싶다고 강력하게 호소했고, 테스트를 통해 2군에 갈 수 있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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