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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
햇살을 삼킨 채 붉게 웃는 꽃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뿌리 깊이 번져 있네
내면은 이미 물기를 잃은 샘처럼 조용히 메말라가고
우리가 듣지 못한 울음이 꽃잎의 고요한 곡선에 숨어
만개한 듯 펼쳐진 순간조차 끝내 피지 못한 꿈의 잔향처럼 화려함 뒤에 머문 빈자리만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