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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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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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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건, 아무도 없는데도 소리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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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람 입장에서야 당연히 메아리를 들으려고 하는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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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죽은 사람의 시체는 발견이 어려운 탓에, 고독이 점점 쌓여만 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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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발견되지 못하는 고독과 외로움이, 증오로 변해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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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기서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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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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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살아있는 상대한테 하는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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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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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듣게 된다면, 고독과 증오에 미쳐있는 영혼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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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를 부르고 있구나! 동료구나! 기뻐!

이 세계로 끌어들이고 싶어!

이 산에서 나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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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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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돌아가려고 하면, 끌어들이려고 하고, 씌려고 든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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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하나, 둘이 아니라면, 운이 나쁘다면 어떻게 될지는 불보듯 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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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다를까, 내가 산에 가서 메아리를 들었을 때도, 이 운 나쁜 부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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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 차를 타고 하산하는데 쾅하고 무언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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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멈추고 주변을 돌아봤지만 아무 것도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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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라도 친건가 싶어하면서 다시 운전을 하는데, 틀어놨던 음악이 갑자기 끊기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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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이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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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째지는 여자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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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고 음악을 끄려 했지만, 꺼지지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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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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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이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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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째지는 목소리가 들려와서, 계속 큰일났다고, 어쩌면 좋냐고 생각하다 문득 백미러를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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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옆 땅바닥에 하반신이 흉하게 잘려나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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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신만 남은 약간 살찐 단발머리 아줌마 같은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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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접힐 정도로 뒤집혀서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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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죽어라 뛰어오면서 나를 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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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지는 소리 따윈 신경도 안 쓰고, 황급히 차를 급발진시켜서 어떻게든 산을 내려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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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지는 소리는 계속 들려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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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을 다 내려와서 편의점이나 민가 같은게 보이기 시작한 무렵에서야 그 째지는 소리는 멈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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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쯤 되니 다시 음악을 틀 기분도 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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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집에 도착하고 나서, 그 이후에는 딱히 별 일 없이 지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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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식료품을 사려고 코스트코에 가려 차를 탔는데, 에어팟에 새 노래를 넣은 겸 그걸 들으려고 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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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이이이이이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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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다는 사람들한테 이래저래 조언을 받아보니까, 아무래도 차에 빙의했다는 거 같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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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이제 내놓았지만, 혹시 중고차로 이걸 사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미안한 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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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정말로 메아리 같은 건 안 하는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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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전하고 싶어서,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도 기껏 쓴 글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