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개발자와 디지털 자산 기업을 위한 ‘혁신 면제(Innovation Exemption)’ 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국 암호화폐 규제 체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불명확한 규제와 소송 중심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나 명확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10월 9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매체 AMB크립토에 따르면,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8일 뉴욕에서 열린 ‘선물 및 파생상품 법률 보고서’ 행사에서 혁신 면제 제도 도입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는 이 제도가 암호화폐 혁신을 환영하고 개발자들이 미국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SEC는 올해 말까지 혁신 면제 관련 규제안 제정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는 암호화폐와 디파이(DeFi), 블록체인 응용 서비스 등 다양한 혁신 금융 기술을 포괄하며, 기존에 규제 사각지대에 머물렀던 프로젝트들에게 법적 명확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앳킨스는 이를 “위원회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사실 앳킨스는 지난 6월부터 ‘조건부 면제(Conditional Exemptive Relief Framework)’라는 이름으로 이 제도를 구상해 왔다. 4월 SEC 위원장에 취임한 그는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를 출범해 디지털 자산 발행, 보관, 거래와 관련된 증권법 현대화를 추진해왔으며, 바이낸스(Binance) 소송을 취하하고 스테이블코인 입법을 지지하는 등 친(親)암호화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9월 프랑스 OECD 행사에서도 대부분의 암호화폐 토큰은 증권이 아니며, 온체인 자본 조달과 ‘슈퍼앱(Super App)’형 거래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는 규제기관이 처음으로 혁신 중심의 정책 방향을 공식화한 것으로, 업계 전반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 SBR)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친암호화폐 성향의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상원의원은 “재원 조달은 언제든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히며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을 글로벌 암호화폐 혁신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