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의 크로우즈 리부트: 쿠즈가미회의 이츠다 사이토의 스즈란 입학
어둠이 스며든 듯한 칙칙한 교복. 그 교복을 입은 학생들 사이로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한 사내가 걸어 들어왔다. 그가 바로 이츠다 사이토였다. 만지제국 쿠즈가미회에서도 '슈퍼 루키'로 불리던 실력자. 하지만 지금 그는 '추방당한' 루키였다.
쿠즈가미회의 본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이 '까마귀 학교', 스즈란 남자 고등학교에 입학한 사이토의 표정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의 가슴속에는 2대 회장 코카미 토시오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쿠즈가미 다츠오가 초대 회장으로, 그의 보좌관이었던 코카미 토시오가 2대 회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는 쿠즈가미회. 사이토는 2대 회장 코카미의 직계 후배로, 그의 충직한 행동대장이자 미래의 간부감으로 촉망받았다. 그러나 코카미는 갑작스레 사이토를 스즈란으로 '보냈다'. 그것도 조직에서 쫓겨나듯이.
"단순히 싸움만 잘해서는 안 돼. 사람을 이해하고, 조직을 이끌 리더십을 배워와라."
이것이 코카미가 사이토에게 했던 겉으로 드러난 말이었다. 하지만 깊은 속내까지 알아채지 못한 사이토에게 이 말은 그저 변명으로 들릴 뿐이었다. 자신이 버려졌다는 상실감과 배신감, 그리고 억울함이 그의 영혼을 갉아먹었다.
코카미의 눈에는 사이토의 모습이 묘하게 초대 다츠오의 과거와 겹쳐 보였다. 순수한 투지와 압도적인 무력, 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 다츠오가 유일하게 패배한 곳이 스즈란이었고, 그를 유일하게 이겼던 '보우야 하루미치'라는 이름은 이미 전설이 되어 도쿄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보우야는 이미 졸업했지만, 스즈란에는 그가 남긴 야생의 기운과 '동료애'라는 싹이 남아있다고 코카미는 믿었다. 사이토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동료애'와 '리더십'이었다. 하지만 이 깊은 뜻을 사이토에게는 일절 말하지 않았다.
"상처받은 채로 싸움터에 던져져야만, 진정한 동료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테니까."
코카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묵묵히 사이토의 등을 떠밀었고 결국, 코카미는 사이토의 성장을 위해, 그리고 그의 잠재된 리더십을 끌어내기 위해 그를 '추방'이라는 형식으로 스즈란에 입학시켰다.
스즈란의 교정에 발을 디딘 사이토에게 쏟아지는 시선은 없었다. 스즈란 학생들에게 그는 그저 평범한 '외부인', 아무도 모르는 낯선 전학생일 뿐이었다. 쿠즈가미회의 슈퍼 루키라는 배경도, 그의 압도적인 싸움 실력도, 스즈란이라는 고립된 섬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곳은 까마귀들이 서로 싸우고,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
그리고 쿠즈가미회 본거지에서는 사이토의 라이벌이자 동갑인 에비스 코이치(17)가 냉철한 눈빛으로 사이토의 빈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저렇게 내쳐지는군. 감정적인 녀석은 조직의 리더가 될 수 없어."
코이치는 사이토와는 다른 의미로 코카미의 신뢰를 받는 남자였다. 냉철함과 치밀한 계산, 그리고 무력까지 겸비한 그는 쿠즈가미회 미래의 3대 회장이 될 그릇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코이치는 사이토가 스즈란에서 영원히 잊혀지기를 바랐다.
스즈란의 첫날, 사이토는 텅 빈 마음으로 교실을 찾아갔다. 상처받은 마음을 숨기려는 듯 그의 얼굴에는 무관심과 냉소만이 떠다녔다.
'빌어먹을 쿠즈가미회, 빌어먹을 코카미 토시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거냐.'
그때, 복도 끝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신입생들이 선배들에게 잡혀 끌려가는 모습이었다. 사이토는 무시하고 지나가려 했지만, 그의 몸은 본능적으로 반응했다. 압도적인 강자의 아우라, 슈퍼 루키로서의 자존심이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야, 너 낯선 얼굴이네. 어느 반이야? 선배한테 인사도 안 해?"
잡아 끌려가던 신입생 중 한 명에게 시비를 걸던 스즈란 2학년 무리가 사이토를 발견하고는 다가왔다. 사이토는 그들을 무표정하게 바라봤다.
"비켜. 너희와 상관없는 일이다."
"뭐? 이 새끼가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여기가 어디라고 깝쳐!"
선배 무리는 사이토의 뺨을 후려갈기려는 듯 손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그 손이 사이토의 얼굴에 닿기도 전에, 사이토의 주먹이 이미 선배의 얼굴을 강타했다. 퍼억! 경쾌하면서도 묵직한 소리와 함께 선배는 벽에 처박혔다.
"쿠즈가미회의 이츠다 사이토다. 잘 새겨 둬라. 앞으로 내 앞길을 막는 녀석들은 모조리 부숴버릴 거니까."
사이토의 눈빛은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차가웠다. 그는 이곳 스즈란을 '유배지'가 아닌, 다시 쿠즈가미회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의 장'으로 만들기로 결심했다. 조직의 리더십? 동료애? 그런 나약한 것은 필요 없었다. 오직 힘만이 코카미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그는 믿었다.
하지만 사이토는 알지 못했다. 보우야 하루미치가 남긴 '전설'의 흔적이 이츠다 사이토의 차가운 심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그리고 그가 스즈란에서 만나게 될 까마귀들이 그의 운명을 어떻게 뒤바꿀지를.
스즈란의 새로운 시대는 그렇게, 상처 입은 쿠즈가미회의 슈퍼 루키의 주먹과 함께 시작되고 있었다....
내용 3줄 요약
- 쿠즈가미회 슈퍼루키 이츠다 사이토는 2대 회장 코카미 토시오에게 '리더십 교육' 명목으로 스즈란에 추방당하며 상실감과 분노에 찬다.
- 스즈란 입학 첫날, 사이토는 선배를 무력으로 제압하며 쿠즈가미회 배경을 밝히고, 힘으로 복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다.
- 라이벌 에비스 코이치는 그의 추방을 조롱하고, 사이토는 '전설의 보우야' 흔적이 남은 스즈란에서 고독한 투쟁을 시작한다.
워스트의 내용이 아쉬워서 개인적으로 팬소설느낌으로 리부트 해봤습니다.
이츠다 사이토는 오리지널 캐릭터로 직접 설정한 캐릭터입니다.